"텐트, 숟가락…본 것 중 가장 더럽다" '쓰레기 산' 된 에베레스트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자 산악인에게 '꿈의 산'으로 불리는 에베레스트가 쓰레기와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에베레스트 정상에 쌓인 폐기물

1일(현지시간) '야후 뉴스' 등 외신은 에베레스트의 최고봉인 '캠프 IV'가 버려진 텐트, 폐기물, 기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였다고 보도했다.

올해는 인간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은 지 70주년 되는 해다. 1953년 5월 29일 뉴질랜드 등반가 에드먼드 힐러리, 셰르파 텐징 노르가이가 에베레스트 정상을 처음 정복했고, 이후 수많은 원정대가 에베레스트로 향했다.

문제는 최고봉을 오가는 인간의 발길이 늘면서 쓰레기도 쌓였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에베레스트의 환경 오염을 걱정하는 산악인도 늘고 있다.


한 사례로 그동안 9차례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셰르파 밍가 텐지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가 본 것 중 가장 더러운 캠프"라며 쓰레기로 가득 찬 에베레스트 최고봉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에베레스트를 등반하는 과정에서 텐트, 산소통, 그릇, 숟가락, 위생 패드 등 수많은 쓰레기를 봤다"라며 "심지어 등반대가 회사 로고를 자르고 텐트를 버리는 모습도 여러 번 봤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13번째 에베레스트 등정을 완료한 미국 산악 가이드 개럿 매디슨은 에베레스트의 폐기물을 줄일 엄격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모든 팀이 에베레스트를 오른 뒤 쓰레기를 회수하는지 확인하기 위한 감시 절차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에베레스트를 관리하는 네팔 정부는 2014년부터 4000달러 규모의 '쓰레기 보증금' 제도를 도입한 상태다.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출발 전 해당 금액을 낸 뒤, 정상에서 폐기물을 수거해 오면 다시 보증금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고도 8000m에 달하는 에베레스트 정상의 베이스캠프를 지역 공무원들이 감시하는 일은 매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네팔 정부는 해마다 5월 29일을 '세계 에베레스트의 날'로 지정하고 히말라야산맥 청소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9년에는 11톤(t), 2021년에는 27.6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 지난해에는 단 두 달간 모은 쓰레기양이 33.8t에 달했다. 쓰레기양이 점점 늘어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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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