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태운 軍수송기, 무력충돌 수단으로 출발…"국민 안전 철수"

C-130J 수송기 1대, 조종사·정비사·경호요원·의무요원 등 50여명 투입
오후 4시53분경 수송기 이륙…도착까지 24시간 소요 예정

무력충돌이 발생한 수단에 위기경보 4단계인 '심각' 단계가 발령됐다. 우리 군은 재외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군 수송기와 병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21일 외교부는 지난 15일 수단 내 군부간 교전 사태가 발생한 직후 재외국민대책반을 설치·운영했다고 밝혔다. 현재 공관원을 포함해 수단 내 거주하는 한국 국민 26명이며, 국민들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현지시간) 수단 수도 하르툼 시내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수단 정부군과 반군이 합의한 24시간의 휴전이 결렬된 후 교전이 이어지면서 수단 국민은 식량과 연료를 비롯한 기초 생필품이 거의 동나고 의료 시스템마저 붕괴하는 위태로운 상황을 겪고 있다고 유엔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이 보고했다.

외교부는 그동안 박진 외교부장관 또는 이도훈 제2차관 주재로 매일 공관, 관계 부처, 주변국 및 우방국과 함께 ▲상황 공유 및 정세 분석 ▲우리 국민 안전 확보 방안 ▲긴급 시 국민 대피·철수 가능성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 등을 면밀히 검토해 왔다.

이어 외교부는 안보실 주관 관련 부처 긴급회의 후 위기경보 4단계(심각)를 발령하기로 결정했다. 아울러 기존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재외국민대책본부(본부장 외교부장관)로 격상했으며, 재외동포영사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국방부도 "우리 정부는 수단 내 무력충돌과 관련해 수단에 체류하고 있는 재외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군 수송기(C-130J) 및 관련 병력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현재 수단 내 교전이 지속되고 있고 우리 국민들이 거주하는 수도 카르툼 공항이 폐쇄된 상황"이라며 "우리 수송기 및 병력은 인근 지부티의 미군기지에 대기하며 현지 상황들을 예의주시하면서 철수를 최우선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단에 투입되는 자원과 병력은 C-130J 수송기 1대와 조종사, 정비사, 경호요원, 의무요원 등 50여 명 규모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3분경 수송기가 이륙했으며, 도착까지는 24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수단에 투입되는 C-130 수송기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에서 제작한 수송기로, 지난 1957년 실전 배치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재까지 현역으로 운용되고 있으며, 미국 공군 최고의 전술 수송기로 꼽힌다.

C-130J는 최신 개량형으로 최고속도 약 670㎞/h로 운용되며, 항속거리는 3300㎞에 달한다. 최대 3만3000㎏를 탑재할 수 있으며, 약 130명을 수송할 수 있다. 앞서 2021년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을 국내로 이송하는 '미라클 작전'에도 C-130 수송기 2대와 KC-330이 투입된 바 있다.

현재 수단은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이 엿새째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 수가 3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5일 분쟁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 수가 330명에 달했고, 부상자는 3200명에 이른다고 밝힌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수단 내 무력충돌과 관련해 "어떤 상황 속에서도 재외국민의 안전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실로부터 수단 수도 카르툼에서 발발한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간 교전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전했다.

그는 교전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안보실의 보고에 "재외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외교부, 국방부 등 관련부처는 군 수송기 급파를 포함한 대책을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안보실은 관련 부처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안보실을 중심으로 24시간 범정부차원의 대응체계를 가동,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관련 대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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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