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우크라전 특수 누렸다…러 도발하지 않고 무기수출은 대박"

한국의 방위산업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미국과 유럽 주요국들이 무기 생산 부족에 직면한 가운데 한국이 러시아를 도발하지 않으면서도 무기 수출을 크게 늘렸다는 분석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한국의 무기 수출액이 전년 대비 140% 증가한 173억달러(약 22조400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탱크와 곡사포, 전투기, 다연장로켓 등 폴란드와 합의한 124억달러(약 16조원) 규모 거래가 포함된 수치다.


한국의 방위산업이 호황을 누린 것은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 수출을 하지 않는다는 전략과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무기 생산이 부족한 국제 정세가 맞물린 결과라고 NYT는 짚었다. 한국이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글로벌 무기 시장의 빈틈을 적절히 잘 메우고 있다는 풀이다.

실제 미국 등 서방 무기 수출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으로 현재 주요 무기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동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낸 뒤 재무장하고 장비를 개량할 때 주로 한국을 선택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최전선으로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폴란드가 대표적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안보 불안 속 한국과 대규모 방산 계약을 맺은 나라다.

한국은 수십 년 간 북한과 대치하는 분단 상황에 놓여 있어 미국·소련의 냉전이 끝난 뒤 군비를 축소한 유럽과 달리 방위산업 공급망을 유지한 점도 한 요인으로 꼽았다. 폴란드 정부가 무기 계약을 체결한 지 석 달 만에 첫 인도분을 받고 한국의 군수 공급역량에 크게 감탄했다는 설명이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현재 세계 방산시장의 2.8% 차지하는 8위 무기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수출이 급증한 만큼 향후 집계에선 세계 방산시장 순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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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