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방송에서 공개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중국 우한(武漢) 연구소에서 유출된 것일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레이 국장은 28일(현지시간) 보도된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FBI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기원이 우한 연구소에서 벌어진 어떤 사건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레이 국장은 또 "이는 중국 정부가 통제하는 연구소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우리와 우리의 파트너들이 이곳에서 하려는 일(진상조사)을 방해하는 데 급급한 것 같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FBI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바이러스를 포함한 생물학적 위협의 위험성, 그리고 그것들이 악인이나 적대국, 테러범, 범죄자같이 악한 손에 있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 보도에서 코로나19의 기원이 불분명하다는 입장이었던 미국 에너지부가 중국 현지 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유출됐을 것이라는 가설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선회해 이 같은 내용의 비밀 정보보고서를 백악관과 의회 주요 인사들에게 보고했다고 전한 바 있다. 핵기술 연구를 담당하는 에너지부의 경우 생물학 분야를 포함한 미국 내 각종 국립연구소도 관할하고 있다. 따라서 과학적인 분석 측면에서 미국 내 상당한 권위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부가 코로나19의 기원을 중국 연구소 유출로 판단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주요 기관들의 코로나19 기원에 관한 판단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명확한 결론을 언급하지 않는 분위기다. WSJ의 지난 26일 보도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CNN에 출연해 "정보 당국에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며 "일부는 한쪽으로 결론 내렸고, 일부는 다른 쪽"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으로선 정보 당국으로부터 나온 최종적인 답은 없다"며 "다수는 그들이 확신할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미 중국 정부는 미국 내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에 반박 입장을 내고 있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FBI 같은) 정보 부문이 과학 문제를 다루는 것 자체가 기원 규명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과학과 사실을 존중하고, 코로나19 기원 규명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