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33조원 '은행 돈 잔치' 지적… 금융위, 지배구조 개선 속도

배당잔치 경고
“수익을 자영업자-소상공인 등에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가도록 배려하고 충당금 쌓아야”


윤석열 대통령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은행권의 이자 장사 행태를 지적했다. 고금리에 은행들이 이자수익을 늘리면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은 늘어났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은행 고금리로 인해 국민들 고통이 크다"며 금융위원회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며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4대 은행은 지난해 33조원 가까운 이자이익을 거뒀다. 이자이익이 전년보다 20% 넘게 늘면서 모기업인 4대 금융지주도 16조원 가까운 역대 최대 순이익을 올렸다.

은행들이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는 빠르게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더디게 인상해 예대마진을 늘려 이익을 챙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4대 은행의 작년 합계 이자이익은 32조794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27조905억원)보다 21.1%(5조7044억원)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이자이익이 1년 전보다 20.2% 늘어난 9조291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신한은행 8조2052억원(24.1%), 하나은행 7조6087억원(23.7%), 우리은행 7조4177억원(25.3%) 순이다.

시중은행의 이자 이익이 급증한 이유는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7회에 걸쳐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연 3.25%로 끌어올렸다.

이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한은이 집계하는 잔액 기준 은행 예대금리차는 2021년 12월 2.21%포인트에서 작년 12월엔 2.55%포인트로 커졌다.

금융위는 윤 대통령이 고금리 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금융사의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금융위는 변제호 금융정책과장 등 실무진이 오는 16일부터 약 일주일간 싱가포르와 영국 런던 등지에서 해외 금융사 지배구조 및 내부통제 체계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외 선진 사례를 보고 오려고 한다"며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시스템 등을 살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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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