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뚫어낸 이재용의 뚝심…삼성전자 ‘신바람’ 났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의 ‘플래그십 사업’으로 꼽히는 네트워크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진입장벽이 높은 일본 시장을 잇달아 개척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본격적인 미래 사업으로 부상하는 움직임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 회장이 5G 이후 다가올 6G 시대에서도 앞서나가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0일 삼성전자는 일본 이동통신사업자 KDDI의 ‘5G 단독모드(Standalone·SA) 코어(Core)’ 솔루션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코어 솔루션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 데이터 트래픽의 인터넷 연결을 위해 기지국과 연동해 단말 인증, 고객 서비스, 서비스 품질관리 등을 제공하는 5G 핵심 인프라를 뜻한다.

고도의 기술력과 안정적 품질 보장이 요구되고, 한번 도입되면 교체 주기가 길어 신규 공급자의 진입장벽이 높은 영역이기에 이번 삼성전자의 진출은 의미가 크다는게 업계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5G 기지국, 2021년 가상화 기지국 공급에 이어 이번에 5G SA 코어 솔루션을 제공하게 되면서 KDDI의 ‘엔드-투-엔드(End-to-End)’ 네트워크 파트너로서 입지를 굳히게 됐다.

삼성전자는 “통신 서비스의 품질과 기술력을 매우 중시하는 일본에서 삼성전자의 5G 기술 리더십을 또 한 번 입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미국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 규모의 4G·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이뤄내는 등 글로벌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미국 버라이즌과의 공급계약은 역대 최대 규모였다.

2021년에는 일본 NTT도코모, 영국 보다폰 등과 5G 사업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에도 미국 제4 이동통신사인 디시, 인도 에어텔, 미국 컴캐스트에 5G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재계에서는 이같은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비상(飛上)’ 배경에는 이재용 회장의 ‘뚝심’이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네트워크 사업은 이 회장의 대표적인 ‘플래그십 사업’으로 꼽힌다. 이 회장은 4G 서비스가 시작된 2011년부터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 연구개발조직을 신설을 지시하는 등 네트워크 사업에 많은 관심을 쏟아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사에서 네트워크 사업 성장을 이끈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이 곳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최근에는 사업부 산하에 신사업전략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TF장으로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에서 영입한 헨릭 얀슨 상무를 임명하는 등 우수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역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작년 NTT도코모와의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 확대에는 이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전언이다. 지난해 미국 디시 네트워크와의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협상 과정에서도 산을 좋아하는 찰리 에르겐 디시 회장과 함께 산행을 즐기며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일화도 있다.

이 회장의 ‘눈높이’는 현재 5G를 넘어 6G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19년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기술을 연구중에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해외 출장시에도 글로벌 통신기업 CEO들을 만나 사업을 직접 챙기는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 다가올 6G 시대를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관계 구축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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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