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다 낫다”...한달새 10% 넘게 뛰어오른 ETF

구리 가격이 금을 뛰어넘어 빠르게 오르고 있다. 구리는 경기 선행지표로 분류되는데, 최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완화 정책에 따른 경기 성장 가능성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리 가격이 최근 t당 9000달러를 넘어서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구리선물(H)’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은 올해 들어 5.4% 상승했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11.5%로 코스피 지수는 물론 금 관련 ETF의 수익률을 뛰어넘고 있다. 이는 최근 가파르게 오르는 구리 가격이 영향을 미쳤다. 런던금속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지난 18일 현재 t당 9273달러로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 t당 1만 달러를 넘겼던 구리 가격은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7월에는 t당 7000달러선까지 내려갔다. 이어 등락을 조금 반복하는가 싶더니 10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최근 구리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중국의 리오프닝과 관련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던 중국이 지난해 말 이후 방역 정책을 조금씩 완화하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구리와 같은 비철금속 최대 소비국이다.

금융업계에서 구리는 ‘닥터 쿠퍼(Dr.Copper)’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경기의 흐름을 살펴볼 때 일반적으로 ‘경기선행지수’를 많이 살펴보는데, 구리가 경기선행지수와 함께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구리는 건설과 전기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서 기초 원자재로 사용되는 만큼 세계 경기가 호전될 기미가 보이면 구리 수요 증가로 나타낸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으로 WTI 유가는 80달러를 넘어섰으며 국제 구리 가격 또한 상승 추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른 원자재와 달리 비철금속 수요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이라며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여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지만 정부 주도의 재정정책 유입 기대감이 비철금속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부동산 개발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는 점도 구리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구리 수요의 4분의 1이 건설 부문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다만 김소현 연구원은 “현재의 비철금속 가격 상승이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중국의 수요 견인 기대감 외에도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상황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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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