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주 사라더니.. 화병날 지경" 투자자 95%가 물렸다


급격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네이버 등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여 ‘국민주(株)’로 불리는 10개 종목 주주 대부분도 현재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명 중 95명 이상이 손실을 보는 중이다.

대형 증권사 NH투자증권의 고객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상장사 중 소액주주 수가 많은 상위 10종목에서 손실을 입고 있는 투자자의 비율이 평균 94.5%에 달했다. 개인투자자 중 단 5.5%만 원금을 보전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10대 종목은 삼성전자, 현대차, 카카오, 네이버, SK하이닉스, 대한항공, 카카오뱅크, 한국전력, 셀트리온, 카카오게임즈다. 각 종목 투자자들의 평균 매입 단가와 보유 주식 수, 주가 하락 폭을 감안해 지난 4일 종가 기준으로 손실액을 계산했다.


◇NH증권 440만명 고객 분석 ‘10대종목’ 열심히 산 동학개미, 100명중 95명이 손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약 600만명의 소액주주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경우 NH투자증권을 통해 삼성전자를 산 주주는 98만여 명이다. 이들은 삼성전자를 평균 7만2170원에 사서 평균 119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4일 종가 기준으로 93.6%가 손실을 보고 있었다. 1인당 평균 185만원이 넘는다.

최근 미국의 중고거래 사이트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곤두박질친 네이버는 100만 소액주주를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주주의 99.3%도 현재 손실을 보고 있다. 평균 매입 단가는 33만5000원이 넘는데 현재 주가는 반 토막이 난 상태다. 1인당 손실액이 287만원으로 삼성전자보다 더 큰 아픔을 주고 있다.

소액주주 상위 10종목 중 평균 단가 대비 현재 주가 낙폭이 가장 큰 종목은 단연 카카오그룹 주들이다. 4일 기준 카카오뱅크 투자자의 99.8%가 손실을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98.3%) 카카오(98.1%) 투자자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99.99%의 투자자가 손실권이다.

◇쉼 없는 ‘물타기’… ”팔기엔 늦었다”

이런 험악한 시장에서도 수익을 안겨준 종목도 있었다. 경기 방어주와 올해 급부상한 방산주들이다. KT&G를 보유한 주주의 95%는 현재 수익권이고, 한화솔루션·포스코케미칼·한국항공우주·현대로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주와 2차 전지 관련주가 두 자리대 수익률을 내, 주주 절반 이상은 돈을 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대 종목’ 주가가 연일 하락하자, 개인 투자자들은 “이제는 바닥이겠지” 하며 끊임없이 물타기(주가 하락 때 추가로 사서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것)를 하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에서 개인 순매수 규모는 1조4400억원에 달한다. 주로 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에 매수가 몰렸다.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편득현 전문위원은 “아직 바닥을 말하기에 이르지만, 이미 하락의 80% 이상이 진행된 것으로 보여 팔기에도 많이 늦은 상황”이라면서 “시장을 완전히 떠나야 할 상황이 아니라면 지금보다는 가격이 반등한 시점에 파는 게 낫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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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