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5년간 비축농산물 5만3000t 버렸다.. 박근혜 정부의 8배

배추·양파·마늘 등 8개 품목, 폐기 비용으로만 105억원 써

문재인 정부 5년간 폐기된 비축(備蓄) 농산물이 총 5만3000여t으로 박근혜 정부 때보다 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농수산물 유통·가격 안정법’에 따라 해마다 배추, 양파, 고추, 마늘 등 8개 농산물(쌀 제외)을 사들여 보관하다 가격이 오르면 방출하는데, 보관 기간이 지나면 폐기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문 정부가 수요, 공급 예측에 실패해 비축 농산물을 쓰레기로 만든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19년 양파 주산지인 전남 함평과 무안지역에는 팔려나가지 못한 양파들이 수백미터씩 쌓여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버려진 비축 농산물은 총 5만3679t이다. 박근혜 정부 때 폐기분 6917t보다 7.8배 더 늘어난 수치다. 품목별로 보면 양파가 1만8427t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배추 1만4774t, 무 1만4279t, 마늘 5215t, 감자 895t, 녹두 86t, 참깨 3t 등 순이었다. 박근혜 정부 때는 무 4272t, 배추 2645t 버려진 것이 전부였다.

문재인 정부가 농산물 폐기에 쓴 비용도 총 105억3000만원에 달했다. 박근혜 정부의 8억7700만원 때보다 12배 많은 것이다. 배추, 무, 감자 등 버려진 품목의 보관 기간은 대부분 8개월 이하다. 폐기된 농산물은 주로 퇴비로 사용된다. 쌀은 보관 기간이 5년이고 보관 기간이 지나더라도 술 원료 등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폐기 대상은 아니다. aT 관계자는 “지난 정부 5년간 가격 안정을 위해 농산물을 방출할 상황이 드물게 발생했기 때문에 폐기량이 그전보다 더 많아진 것”이라고 했다.

안병길 의원은 “최근 민주당이 ‘식량 안보’를 내세우며 남는 쌀 의무 매입(양곡관리법) 등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정작 문재인 정부 때 비축 농산물에 대한 부실한 관리·감독으로 폐기분이 폭증했다”며 “지난 정부에서 버려진 5만3000여t을 정부가 세금으로 수매하는 데만 수백억원을 쓴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식량을 사들이는 데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수급을 정확히 파악해서 농민들이 다른 품목을 재배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야당이 추진하는 양곡관리법에 대해 “포퓰리즘적이고 선동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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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