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에 무슨 일이..7월 한국서 한대도 못팔아

전기차 경쟁 차종 확대 속
가격 인상에 AS 문제도


테슬라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단 한 대의 차량도 판매하지 못했다. 재고 물량이 없기 때문인데 단순히 '잘 팔려서'라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테슬라 인기가 예전보다 떨어지면서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물량 입고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5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7월 테슬라의 국내 판매량은 '0'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테슬라는 3~4개월에 한 번씩 차를 배로 들여와 국내에서 판매한다. 지난달 판매량이 0인 것은 4월에 들어온 물량이 5~6월에 이미 전량 판매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판매 방식은 테슬라의 월별 판매량을 보면 드러난다. 지난해 2월에는 3270대를 들여와 3월에 3194대를 판매하고 남은 76대를 4월에 팔았다. 이 같은 추세를 보면 테슬라 판매량이 확대되는 시기는 3월과 5~6월, 8~9월, 11월 등이다. 그 밖의 달은 재고 판매량이 많아야 수십 대에 불과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도 올해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물량이 확연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2분기엔 중국 공장의 가동 중단으로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다. 그러나 1분기 물량을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16%가량이 줄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테슬라 판매량은 총 6746대로 전년 동기(1만1629대) 대비 42%나 축소됐다.

반면 상반기 테슬라의 전 세계 판매량은 56만4000대로 전년 동기 46%나 증가했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물량 배정 순위에서 다른 국가에 뒤처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도체 부족도 원인이겠지만 국내에서 테슬라의 인기가 예전만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테슬라를 계약하면 6개월~1년간 출고 대기가 발생한다. 그만큼 수요는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테슬라가 국내에 상륙한 지 3년이 지나면서 과거의 탄탄했던 입지는 많이 흔들리고 있다.

품질 문제나 애프터서비스(AS) 불편을 겪은 소비자들의 불만이 알려지면서 '팬층'이 얇아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테슬라가 1년 새 가격을 20~30% 올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사이 경쟁 브랜드들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며 테슬라를 위협하고 있다. 테슬라를 제외한 수입 전기차의 올해 판매량은 80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4.6%나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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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