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80달러대로..동네 주유소 가보니, 휘발유값이

WTI 이번주에만 10% 빠져
침체우려로 수요 크게 감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때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했던 국제유가가 약 6개월 만에 다시 80달러대로 떨어졌다.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국 등 주요국 소비자들의 휘발유 수요가 감소한 반면 미 원유 재고는 당초 예상을 깨고 증가한 점 등이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2.12달러(-2.33%) 떨어진 배럴당 88.5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WTI 종가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한 지난 2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이달 1일 배럴당 97.33달러로 시작한 WTI 가격은 이번주에만 10% 가까이 빠지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물 브렌트유는 2.66달러(-2.75%) 하락한 배럴당 94.12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93.20달러까지 내려가면서 지난 2월 21일 이후 최저가를 찍었다.

지난 3월 초 배럴당 123.7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지난달 11일까지 100달러 선 위를 맴돌다가 같은 달 12일부터 다시 90달러대까지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주요 원인으로는 미국 등의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한 수요 둔화 가능성이 꼽힌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휘발유 재고는 늘어난 반면 소비자 수요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4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것도 국제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두 달 연속 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고, 침체로 인해 에너지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이 다음달 다시 한번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이날 27년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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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