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정부, 원숭이두창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최근 확산하는 원숭이두창에 대해 4일(현지시간)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경제매체 CNBC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프레스콜에서 "모든 상황을 고려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임을 발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다루는 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인들은 원숭이두창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퇴치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 원숭이두창이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연방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미국인들은 6600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별로도 48개주, 워싱턴DC,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등에서 확진 사례가 확인됐다. 실제 감염 건수는 공식 데이터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연방정부는 열, 신체 통증, 오한, 피로 등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자금과 기타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 질병 퇴치에 필요한 추가 인력 배치 등의 조치도 취할 수 있게 된다. 백신 보급 가속화 등의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비상사태 선포는 바이든 행정부가 원숭이두창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뤄져 더욱 눈길을 끈다. 현재 미 정부가 확보한 지네오스 백신은 110만회 분량으로 약 55만명(2회 접종) 규모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주, 뉴욕주 등 주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역을 중심으로 백신 부족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빠르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처럼 원숭이두창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미국 내에서도 일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연방정부가 비상사태 선포 등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이 잇따랐다.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공중보건법 교수는 “비상사태 선포는 중요하지만 늦은 조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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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