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상승세 9주만에 꺾였다..하락폭은 세금인하폭보단 적어

유류세 인하 37% 확대후 내려..전주比 휘발유 21원·경유 8원↓
국제유가 배럴당 100달러 밑으로..단기적 하락 가능성 높아


기름값 상승세가 정부의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로 9주만에 꺾였다. 다만 하락폭은 아직 세금 인하 금액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체 주유소의 80%를 차지하는 자영주유소가 추가 인하 조치 전 사들인 재고를 우선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7월 첫째주 주유소 휘발유의 리터(L)당 평균 가격은 전주 대비 20.9원 내린 2116.8원을 기록했다. 경유 판매가격도 7.8원 떨어진 2150.4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5월부터 시작한 상승세가 9주 만에 멈췄다.

정부는 지난 5월 급등하는 기름값을 잡기 위해 유류세 30% 인하를 적용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치솟자 유류세 인하는 반짝 효과에 그쳤다. 휘발유·경유 가격이 5월 첫째주 1940.7원, 1906.9원에서 시작해 2000원을 단숨에 돌파했다. 경유가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는 역전 현상까지 발생했다.

결국 이달 유류세 인하율은 37%로 확대됐다. 리터당 휘발유와 경유의 줄어든 세금은 각각 58.2원, 경유는 38.8원이다.

그러나 여전히 유류세 추가 인하분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 자영 주유소들이 기존 재고를 소진하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 4사는 직영 주유소 공급가에 유류세 추가 인하분을 즉각 반영했다. 서울 일부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지난 8일 기준 1955원까지 떨어졌다.

석유업계는 자영 주유소의 재고 소진 이후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제유가(두바이유)가 지난달 10일 기준 배럴당 118.94달러에서 지난 7일 98.19달러로 떨어졌다. 국제유가가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통상적으로 2주 정도 필요하다. 유류세 인하분까지 더해진다면 단기적인 하향 조정 가능성은 높다.

하루 기준으로 보면 기름값 하락 폭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지난 8일(오후 5시 기준)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2102원으로 유류세 추가 인하 조치 전인 지난달 30일(2145원)보다 43원 내렸다. 같은 기간 전국 경유 가격도 2168원에서 2140원으로 28원 조정됐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소비 위축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으로 단기적인 인하는 나타날 것"이라며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과거 경제위기 때처럼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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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