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 함락 위기 마리우폴서 민간인 대피 통로 개설

마리우폴 시장 "민간인 10만 명 갇혀 있어…적어도 수천 명 목숨 잃어"

50일 넘게 러시아군에 포위돼 함락 위기에 놓인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인도주의 통로가 개설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0일(현지시간) "러시아 측과 마리우폴에서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대피시키기 위한 인도주의 통로 설치와 관련한 사전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18일(현지시간) 한 여성이 러시아군의 무차별 폭격으로 파괴된 주거단지 앞마당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 6주 넘게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을 받은 마리우폴은 도시 기반시설의 90% 이상이 파괴돼 이곳 주민들은 식량, 식수, 전기 공급이 끊긴 채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베레슈크 부총리는 "마리우폴의 재앙적인 인도주의적 상황을 고려해 우리는 오늘 민간인을 탈출시키는 데 모든 역량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마리우폴에서 민간인을 탈출시키기 위한 시도는 오후 2시에 시작될 것"이라며 "많은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대피와 관련해 여러 변경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민간인 대피를 위해 버스 90대가 마리우폴로 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마리우폴을 떠나있는 보이첸코 시장은 우크라이나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여성과 어린이 노인 등 6천여 명을 탈출시키려고 한다"며 "러시아와 사전합의가 유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마리우폴에는 여전히 약 10만 명의 민간인이 남아있다"며 "러시아의 침공 이후 적어도 수천 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인도주의적 위기가 가장 심각한 도시로 거론된다.

마리우폴의 대부분 지역을 러시아군이 장악해 정확한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정부와 서방은 적어도 수천 명에서 많게는 수만 명의 민간인이 희생된 것으로 보고 있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와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다.

이곳을 방어하는 아조우 연대와 우크라이나 해병대는 50일 넘게 결사 항전을 펼쳐왔으나 외부와 고립돼 한계에 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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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