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러시아, 키이우 인근 병력 20% 재배치..돈바스에 용병 투입"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인근 병력의 20%를 다른 곳으로 이동했지만 철수가 아닌 재배치로 보인다고 미국 국방부가 평가했다.


▲러시아 병사가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마리우풀에서 파괴된 건물의 잔해 위를 걷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키이우 주변에 배치한 소규모 군대와 기동부대인 대대전술단(BTG)을 재배치하는 것을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이들 중 일부가 이미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키이우의 북쪽과 북서쪽에서 공격한 군대가 재배치되고 있으며, 체르니히우와 수미를 공격했던 부대 일부도 벨라루스로 재배치됐다고 밝혔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가 군사 활동 감축에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병력을 러시아 주둔지로 보내야 한다며 여전히 키이우에 폭격과 공습 등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전날 우크라이나와 협상에 진전이 있었다면서 신뢰 구축 차원에서 군사 활동을 축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철수가 아닌 재배치다”, “러시아의 행동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AFP통신은 국방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노빌 원전에 배치한 군대를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일부 군대가 체르노빌을 떠나 벨라루스로 이동하고 있다며 “그들이 모두 사라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재배치된 러시아군이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데 주목하며 러시아군이 전열을 정비해 다른 곳으로 재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재정비 움직임은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방부는 이와 함께 러시아가 민간 용병조직 바그너그룹 용병 1000여명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배치했다고 평가했다.

커비 대변인은 “러시아는 최근 며칠간 돈바스 지역에서 군사 활동을 강화했다”며 “바그너그룹 용병 1000여명이 돈바스 지역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그너 용병들은 지난 8년간 돈바스 지역에서 싸운 경험이 있어서 이 지역 특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와그너그룹은 러시아의 세력 확장을 위해 아프리카와 중동 등 해외 분쟁지에서 은밀히 용병을 동원하는 사기업으로,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2014년에도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분열을 조성하는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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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