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동부 '정부군-반군' 교전 시작.."끊임없이 포탄 떨어져"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의 교전이 시작돼 수차례 포탄이 떨어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운데)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의 최전선을 방문해 군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의 교전이 시작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을 찾은 외신기자들이 탄 차량 주변에 여러 발의 박격포 포탄이 떨어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발레리 홉킨스 특파원은 현지에서 해당 상황을 담은 기사를 보도했다. 홉킨스 특파원은 "포탄 소리에 놀란 기자들이 현지 군지휘소에서 엄폐물을 찾는 동안 6발 이상의 포탄이 추가로 떨어졌다"며 "반군들이 프레스 투어를 겨냥했던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우리가 아는 한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응사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군 당국자는 천러 반군들이 경계선 너머에서 포격을 가했다고 설명하며 "이것은 도발"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포격으로 인해 27세 병사 한 명이 중상을 입어 팔을 잃을 수 있는 처지가 됐다고 덧붙였다.

NYT는 비슷한 시각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진행한 프레스 투어에 참가한 기자들도 격렬한 포격에 직면했다며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일대의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반군 경계선 전역에서 포격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성명을 통해 친러 반군이 쏘아대는 박격포와 야포, 휴대용 로켓 등의 숫자가 직전 이틀간보다 2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렇게 끊임없이 포성이 울리는 와중에 NYT 특파원을 만난 루간스크 주민 타냐 티냐코바(31)는 "너무 불안해지면 이곳을 떠날 것"이라며 "하지만 딱히 갈 곳이 없다. 우리는 우리 손으로 이 집을 지었다. 여기가 우리 집"이라고 말했다.

이에 NYT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서 교전이 격화하거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등으로 상황이 전개된다면 주민들은 대피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전소와 상수도 시설 등 공격목표가 될 수 있는 주요 산업 인프라가 주변에 있어서다.

특히 반군 점령 지역에 있는 한 화학공장의 경우 유럽 최대 규모의 비료 생산시설 중 하날, 오폭 사태가 일어나기라도 하면 대규모 유독가스 유출 사고로 직결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명분을 얻기 위해 해당 시설에서 유독성 화학물질 누출 사고를 일으키는 자작극을 벌일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공장이 인접한 스비틀로다르스크 지역에 19일 오후 2시까지 59발의 포탄이 떨어졌다고 밝혔다. 현지 주민들은 정부군과 반군이 최근 수일간 포격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NYT는 "대부분의 포탄이 반군 지역에서 (정부군 주둔 지역인) 우크라이나 동부로 날아왔다"고 했다.

그런데도 친러 반군 정부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공세가 임박했다며 주민들을 대거 피난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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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