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 '1만원대' 시대 열리나..외식물가 상승률 13년만에 최고

라면·소고기·삼겹살 등 외식물가 13년 만에 최고 상승

지난달 외식물가가 약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밥' 물가와 직결되는 가공식품 물가 역시 4% 이상 상승해 7년 만에 가장 높게 올랐다. 식자재 가격 급등, 인건비, 수요 회복 등이 영향을 미쳐, 당분간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 서울의 한 식당 음식가격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1월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5.5%로 나타났다. 2009년 2월(5.6%) 이후 1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39개 외식 품목 물가가 일제히 1년 전보다 올랐다. 갈비탕(11.0%), 생선회(9.4%). 소고기(8.0%) 등을 비롯,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김밥(7.7%), 햄버거(7.6%), 설렁탕(7.5%), 라면(7.0%), 짜장면(6.9%)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커피는 지난해까지 인상이 억제됐음에도 올해 1.6% 올랐다.

외식 물가뿐 아니라 '집밥' 물가를 밀어 올리는 가공식품 물가도 지난달 4.2% 올라, 2014년 8월(4.5%) 이후 7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밀가루가 작년 동월 대비 12.1% 올랐고 국수(27.8%)·식용유(14.4%)·우유(6.6%)·어묵(6.6%)·햄 및 베이컨(5.2%) 등도 많이 올랐다. 농축산수산물도 지난달 6.3% 올랐다. 지난해 12월(7.8%)보다는 오름폭이 축소됐으나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 전역에서 냉면과 비빔밥 가격은 '1만원대'를 앞두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지역 기준으로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은 7천615원으로, 같은 해 1월 7천308원보다 4.2%올랐다. 이 외에 대표 외식 품목 8개 가운데 7개 품목 가격이 올랐다.

냉면은 지난해 1월 9천원에서 12월에는 9천731원으로 8.1% 올랐으며, 비빔밥은 8천769원에서 9천154원으로 4.9% 상승했다. 김치찌개 백반은 같은 기간 6천796원에서 7천77원으로 4.13%, 자장면은 5천346원에서 5천692원으로 6.5% 상승했다. 김밥과 삼겹살도 각각 2.9%, 1.9%씩 가격이 올랐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제곡물 가격과 석유류 가격 상승 등 대외적인 압력 상승에 따른 것이다. 최근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1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5.7을 기록해 2011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FAO는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5개 품목군(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한국은 곡물의 수입 의존도가 높아 지수가 오를수록 가계의 밥상물가 부담이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

대내적으로는 수요 측 압력도 커진 양상이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 등 공급 측 영향을 크게 받는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의 경우 지난달에는 전년 동월 대비 3.0% 올랐다. 2012년 1월(3.1%)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크게 오른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 상승해, 10월(3.2%) 이후 4개월 연속 3%대를 기록했다.

당국은 이달에도 외식 등 개인 서비스와 가공식품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지수에 상승 압력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축산물·과실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한 가운데 개인서비스 가격이 외식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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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