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서 재난지원금 질문받은 홍남기 "로마까지 와서 그 얘기는.."

로마서 국내 취재진 질문에 즉답 피해..이재명과 '구원' 회자

▲ 로마 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하는 홍남기 부총리 (로마 AP=연합뉴스)
"로마까지 와서 그 얘기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진 의사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즉답을 피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수행차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 중인 홍 부총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문 대통령과 동행한 기자들을 대상으로 G20 정상회의 결과 및 성과 등을 브리핑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 기자로부터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경 추가 편성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기재부의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홍 부총리가 "제가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에는 적절하지 않으니 양해해 달라"며 "로마까지 와서…"라고 말하자 브리핑장에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 모두가 입은 피해에 비해 국가지원 규모가 크지 않아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구상을 밝혔다.

현안 언급이 적절하지 않은 자리라는 이유를 댔지만, 재난지원금을 두고 이 후보와 사사건건 대립했던 홍 부총리로서는 내심 불편한 기색을 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재정건전성을 중시해 온 홍 부총리와 재난지원금 지급을 통한 신속한 경제회복을 주장해 온 이 후보는 지속해서 의견 충돌을 이어왔다.

지난해 9월 경기지사였던 이 후보가 '재난지원금을 30만 원씩 100번 지급해도 선진국 평균 국가부채 비율보다 낮다'고 하자 홍 부총리는 국회 예결위에 출석해 '아주 철이 없다'는 야당 의원의 평가에 동조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난색을 보인 홍 부총리를 향해 이 후보는 "논리적으로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하는 얘기"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이 후보가 "전쟁 중 수술비를 아끼는 자린고비"라고 비난하자 홍 부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텁기가 큰 바위는 바람이 몰아쳐도 꿈쩍하지 않듯 진중한 자의 뜻은 사소한 지적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문구를 올려 맞대응했다.

이 후보는 지난 7월, 여당이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을 당론으로 채택한 뒤에도 홍 부총리가 '소득 하위 80% 지급'을 고수하자 "억지 그만 부리고 집권여당 방침대로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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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