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김범수 재끼고, '최고 부자' 등극한 1위는?

▲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왼쪽)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선DB, 연합뉴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한국인 최고 부자 타이틀을 석 달 만에 내주게 됐다. 선두 자리를 건네받은 인물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21일 블룸버그가 전날 기준으로 집계한 세계 500대 부자 순위에 이름을 올린 한국인은 이 부회장(세계 212위), 김 의장(세계 225위),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세계 238위),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세계 434위), 김정주 넥슨 창업자 (세계 476위) 등 5명이다. 상장·비상장 주식과 현금 등 각종 자산을 더하고 부채 및 상속세 등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집계한 결과다.

이 부회장의 재산은 약 111억 달러(약 13조1000억원)로 추산됐다. 김 의장은 약 106억 달러(약 12조5000억원)로 이 부회장보다 약 5억 달러(약 6000억원) 적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 6월 14일 발표에서 재산 127억 달러(약 15조1000억원)로 이 부회장을 처음 제치고 한국인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 카카오 주가가 급등하면서 그가 직접 또는 100% 소유 비상장사인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카카오 지분 23.89%의 가치가 높아진 덕분이었다.

상반기 카카오 주가 상승률이 109.24%에 이르렀고 김 의장의 재산도 불어났다. 한때 148억 달러(약 17조6000억원)까지 늘어났고 이 부회장(122억 달러·약 14조5000억원)과의 격차를 26억 달러(약 3조1000억원)로 넓히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카카오의 공격적 사업 확장에 따른 ‘시장 독점·갑질’ 논란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7일 금융당국이 카카오페이 등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해 우려를 드러내고, 더불어민주당이 규제 추진을 예고하자 카카오 주가는 지난 17일 기준 22.40% 급락했다. 시가총액 역시 15조3522억원 감소했다.

김 의장은 지난 14일 발표한 상생 방안에서 케이큐브홀딩스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고, 이 회사에 재직 중인 가족들도 모두 퇴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개편 방안은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만약 회사 소유권이 김 의장 개인 손에서 벗어나게 된다면, 케이큐브홀딩스가 보유한 카카오 지분 10.59%(평가가치 5조6230억원)는 그의 재산에서 제외된다.

이 경우 김 의장의 직접 소유한 카카오 지분은 13.3%로 감소하고 재산이 40% 이상 줄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부자 순위에서도 서 명예회장(재산 101억 달러·약 11조9000억원), 홍 전 관장(65억 달러·약 7조7000억원), 김 창업자(61억 달러·약 7조1000억원)보다 뒤처져 5위권 밑으로 밀려날 수 있다.

한편 블룸버그가 평가한 재산액은 재벌닷컴 수치와 다소 차이가 있다. 재벌닷컴은 지난 17일 기준 이 부회장이 보유한 국내 상장사 주식 평가가치를 14조7269억원으로 매겼다. 블룸버그는 여기에 현금 자산과 상속세 부담 등을 반영해 현재 재산을 추산했다. 홍 전 관장 역시 상장사 주식은 10조8449억원어치에 이르지만 블룸버그 집계에서는 3조1000억원의 상속세 부담 등이 계산됐다.

서 명예회장의 재산은 지난해 말 151억달러(약 18조원)에서 현재 101억 달러로 올해 약 33% 줄었다. 그가 직·간접적으로 지분을 소유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27.79%와 23.26% 하락했다.

김 창업자도 일본 증시에 상장된 넥슨 주가가 올해 42.11% 급락하면서 재산이 지난해 말 103억 달러(약 12조2000억원)에서 현재 약 61억 달러로 약 4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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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