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간 상황 변해..미국, 경제적·인도적 지원 해야"

왕이, 블링컨과 통화서 '미국 책임론' 거론하며 탈레반 포용 강조

▲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이 아프가니스탄의 혼란과 관련해 미국 책임론을 강조하며 아프간에 대한 지원을 촉구했다.

29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의 통화에서 "아프간 국내 정세가 이미 근본적으로 변했으므로 각 측은 탈레반과 관계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왕이 부장과 블링컨 장관이 아프간 문제로 통화한 것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직후인 지난 16일에 이어 두번째다.

왕 부장은 이어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아프간에 경제적·민생적·인도적 지원을 해 아프간의 새 정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사회치안을 유지하며 가능한 한 빨리 평화 재건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전쟁은 테러 세력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며 '미국 책임론'을 거론했다.

왕이 부장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성급한 철수는 아프간 테러 조직의 복귀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은 아프간의 주권 독립을 존중한다는 전제 아래 실제 행동으로 아프간의 테러 세력 제거를 도와야지 이중기준을 적용하거나 선택적 조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아프간이 겪고 있는 혼란의 원인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가 어떠한 행동을 취하려면 반드시 아프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미중 갈등과 관련, 왕이 부장은 양국관계가 정상궤도에 오르기를 원한다면 중국의 주권 안전과 발전 이익을 해쳐서는 안 된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중국의 아프간 문제에 대한 관심을 이해하며 존중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탈레반이 외국 국민의 안전한 철수를 보장하고 아프간 국민이 인도적 원조를 받으며 아프간 영토가 테러 세력의 발원지가 되지 않기를 국제사회가 기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유엔 안보리가 명확하고 통일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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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