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참사?…무안공항, 조류사고 전국 14개 공항 중 1위

무안 제주항공 참사의 원인으로 '버드스트라이크(조류충돌)'가 유력하게 지목되는 가운데, 무안공항의 조류충돌 발생률이 전국 주요 공항에 비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수습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조류 충돌 사고 건수는 총 10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19년 5건 △2020년 1건 △2021년 0건 △2022년 1건 △2023년 2건 △2024년 8월 1건이다. 이는 착륙 시 200피트(약 60m), 이륙 시 500피트(150m) 이하에서 발생한 사고를 집계한 수치다.

운항 편수 대비 조류 충돌 발생률 또한 무안공항이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5년간 무안공항의 운항 편수는 1만1,004편으로, 운항 편수 대비 조류 충돌 발생 비율은 0.09%다. 즉, 항공기 1만 편 중 9번꼴로 새와 부딪힌 셈이다. 경남 사천공항의 조류 충돌 발생률은 0.079%, 김해국제공항은 0.034%, 김포국제공항은 0.018%, 제주국제공항은 0.013%로 조사됐다.

반면 무안공항의 조류 퇴치 전담 인력 규모는 4명으로, 전국 최고 수준의 발생률을 따라잡지 못했다. 전국 14개 지방공항의 조류 퇴치 전담 인력은 △김포 23명 △제주 20명 △김해 16명 △대구·청주 8명 △무안·광주·울산·여수 4명 △양양 3명 △사천·포항·경주·원주 2명순이다.

국내 조류 충돌 사고는 최근 꾸준히 증가 추세였다는 점도 확인됐다. 전용기 민주당 의원이 올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조류 충돌 사고는 △2019년 108건 △2020년 76건 △2021년 109건 △ 2022년 131건 △2023년 152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특히 2024년 상반기에만 47건이 보고됐다. 이 같은 증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가능성도 커졌다.


무안공항의 경우 상대적으로 적은(1만1004편) 운항 편수에도 불구하고 높은 발생률이 나온 것이다. 비행 편수가 가장 적었던 원주는 총 6207편 운항에 충돌은 0건으로 조사됐다.

한편 전국 14개 공항의 총 조류충돌 횟수는 2019년 91건, 2020년 70건, 2021년 99건, 2022년 111건, 2023년 130건, 올해 8월까지 58건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피해 건수는 4건, 3건, 2건, 2건, 7건, 2건이다.

조류 충돌은 비행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무게 1.8㎏의 새가 시속 960㎞로 비행 중인 항공기와 충돌하면 약 64톤의 충격이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시속 370㎞로 이륙하는 항공기가 1㎏ 이하의 새와 부딪히면 약 5톤의 충격이 발생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일각에서는 무안공항의 상대적으로 짧은 활주로 길이가 사고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국토교통부는 “활주로 길이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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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