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의대증원 2027년 뒤 논의" 제안에 대통령실 "불가능" 칼 차단
대통령실은 8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여·야·의·정 협의체를 꾸리는 조건으로 2025·2026년도 의대 증원 철회를 제안한 것에 관해 "입장은 변한 게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2025년은 입시 진행 중으로 조정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26년도 정원에 대해서는 2000명이라는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접근한다는 게 입장"이라며 "2000명이라는 숫자 고집이 전혀 아니니 합리적 안을 가지고 논의하자는 것으로, 선언적으로 0명으로 하자는 좀 아니지 않나"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다른 관계자도 "어제 국무조정실에서 나온 게 대통령실 입장"이라며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안을 안 가지고 오면 학부모들에게 혼란을 주게 될 것이므로 상식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의료계 참여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여·야·정 먼저 협의를 진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정 먼저 하겠다는 건 아니다"라며 "협의체는 여당이 주체가 될 거고, 그런 논의 자체도 여당에서 할 것"이라며 "의료계가 테이블로 들어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위 관계자도 "(의료계가) 안 들어오는 걸 상정해서 이렇다, 저렇다 하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의협 측은 2027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 증원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그 조건으로 정부가 2025년·2026년 의대 증원 등을 철회해 의료 현장을 회복한 이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협의체를 구성하는 여·야·정에는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할 합리적인 단일안을 요구했다.
한편, 각 지역 의사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의대 증원 추진 인사의 파면이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의 전제조건이라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어 이 점도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사회는 전날 입장문에서 "의료계와 대화에 최소한의 진정성이 있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 막말, 실언을 일삼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 박민수 차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즉각 파면해야 한다"며 "진정성이 있다면 의료 파탄을 초래한 증원의 즉각적 중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도 전날 성명에서 "2025년 입학 정원 재검토가 없는 협의체는 무의미하다"며 "'의대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는 2020년 9.4 의정 합의 위반에 대해 복지부가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대변인도 지역의사회의 '윤 대통령 사과 및 인사 조치 요구'와 관련해 "복지부 장·차관, 교·육부 장차관, 대통령실 사회수석 등 책임질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의협의 일관된 입장이었다"며 "특히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는 장상윤 사회수석에게 책임을 더 물을 수밖에 없다. 지난주 각종 방송에 나와서도 '2026년 의대 증원 다 결정됐다', 전공의는 '상급종합병원에서 간단한 처치, 안내'를 한다는 말을 했다"고 답했다.
그는 "해결 의지가 있는 분들이 대화에 나서야 대화를 할 수 있지 사태 해결 의지가 없고 현장의 문제를 무시하는 분들과는 대화를 할 수 없다. 신뢰할 수 있겠나"라며 "대통령께서 그런(인사조치 등) 결심, 결단을 내려주시지 않으면 이번 일(여야의정 협의체)은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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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