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 최초안 제시 임박…노사 "대폭 인상 vs 동결" 팽팽
2025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9일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노사는 최초요구안 제시를 앞두고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이 공개됐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27.8% 오른 1만2600원을 제시한 반면 경영계는 '동결'로 맞섰다.
근로자위원 측이 제시한 2025년도 최저임금 최초요구안은 1만2600원이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인 9860원보다 27.8% 인상된 수준이며, 하루 8시간씩 주5일 근무시간(209시간)을 기준으로 한 월급 환산액으로는 263만3400원이다.
근로자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해 노동자 실질임금 저하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최저임금 수준은 실질 생계비 부담을 덜어주고 최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결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도 "현행 최저임금은 비혼 단신 가구의 실태 생계비인 246만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대대적인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최임위 사용자위원들은 최초요구안으로 올해 최저시급과 동일한 9860원을 제시, 내년도 최저임금을 동결할 것을 요구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최저임금 수준을 과도하게 높여 국가가 어려운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더 이상 경영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좌절과 고통을 주어서는 안된다"며 "내년 최저임금은 한계업종을 기준으로 수준이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우리 사회에서 저임금 근로자보다 더 취약계층인 은퇴한 고령자, 미숙련, 청년, 경력단절여성의 경우에는 취업을 못하면 저임금이 아니라 무임금 상태에 있게 된다"라면서 "이들의 소득을 높이려면 취업 기회를 제공해 임금을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최저임금 수준이 높으면 이들의 취업 기회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약사업주의 지불능력이 더 악화됐는데 구분적용 마저 부결됐으니 어려운 사정 감안하고 취약계층 구직자들의 고용기회 확대를 위해 최저임금은 동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용자위원들은 지난 제7차 전원회의에서 업종별 구분적용이 최종 부결된 데 대해서도 유감을 표했다. 이명로 본부장은 "대상업종 선정과 관련해 경영계는 현재 상태에서 이용가능한 모든 자료를 제시했으나 이의 제기가 있었다. 이는 자료 부족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 문제는 업종별 구분적용 심의를 요청한 고용부나, 심도 있는 논의 시킬 진행 책임 있는 최임위가 조사연구를 실시해서 해결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노사는 앞으로 심의 과정에서 수정안을 제출하며 간극을 좁혀가게 된다.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은 노사가 마지막으로 제출한 수정안과 경제성장률 전망치,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바탕으로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이견이 지속되면 공익위원들이 심의촉진구간에서 중재안을 마련해 표결에 부쳐 결정한다. 지난해에도 노사가 180원 격차를 좁히지 못하자 공익위원들이 인상률 2.5%(240원)를 제시, 표결에 부쳐 최저임금을 결정한 바 있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2020년 8590원(2.9%)→2021년 8720원(1.5%)→2022년 9160원(5.1%)→2023년 9620원(5.0%)→2024년 9860원(2.5%)이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간당 9860원에서 140원(약 1.4%) 이상만 올라도 내년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게 된다.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매년 8월5일이다. 이의제기 절차 등을 감안하면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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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