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트럼프 '90분 대격돌'…"거짓말쟁이" "최악 대통령" 설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첫 TV토론에서 낙태와 국경, 외교안보 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두 사람은 상대를 향해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쏟아내며 날선 설전을 벌였다.
미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전쟁에서 사망한 미국인은 "멍청이와 패자"라고 명명했던 과거 트럼프의 말을 끄집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최근 디데이(D-Day,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이뤄진 날 의미)를 위해 프랑스에 있었고 죽은 영웅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제2차 세계대전 묘지(미군 전사자 묘지 의미)에 갔다. 트럼프가 가기를 거부한 제1차 세계대전 묘지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2018년 트럼프가 묘지 방문을 거부했던 것을 꼬집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바이든은 "그는 4성 장군과 함께 서 있었는데 나에게 '그들은 패자와 멍청이들이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화를 내며 토론장의 트럼프를 향해 "내 아들은 패자도 아니고 멍청이도 아니다"면서 "당신이 멍청이다. 당신은 패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자신이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을 부인했다. "그런 발언을 내가 하지 않았다는 것을 19명이 확인할 수 있다"면서 "당장 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는 자기 말을 '삼류잡지'인 디애틀랜틱이 보도했는데, 거기서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전 정부로부터 물려받은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면서 인플레이션 책임은 트럼프 정부에 일정 부분 있다고 공세를 펼쳤다.
이에 트럼프 후보는 자신 때는 “인플레이션이 거의 없었다”며 맞받았다. 아울러 바이든 재임 기간 동안 일자리가 증가한 것은 코로나 팬더믹 봉쇄 조치가 해제된 이후 반등한 것일 뿐 회복된 게 아니라고 현 정부의 책임론을 꺼냈다.
두 사람은 러-우 전쟁을 두고도 각기 다른 시선을 보였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의 부족한 리더십이 ‘러-우 전쟁’을 촉발시켰다고 비판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심을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전용사들은 바이든을 최악의 군 통수권자라고 부른다”며 “진정한 대통령이면 푸틴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푸틴이 (바이든을) 만만하게 보지 않았다면 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는 최악의 실책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부끄러운 날이다. 푸틴도 이를 봤다”고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푸틴의 야욕을 막을 방법 고심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푸틴은 전쟁범죄자로 많은 이들의 목숨을 빼앗았다”며 “푸틴이 과거 소련 시대를 재건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한데 이를 어떻게 막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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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