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기초연금' 충돌…"소득 보장 위해 유지" vs "수급 축소해 빈곤 개선"
"기초연금을 유지해 국민연금으로 부족한 노인의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 vs "수급 범위를 줄여 더 어려운 노인에 대한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세 번째 숙의 토론회에서는 기초연금 수급 범위 축소 여부 등을 두고 소득보장파와 재정안정파의 주장이 충돌했다. 소득 보장 강화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기초연금 수급 범위를 유지해 국민연금으로 부족한 노인의 소득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힌 반면 재정 안정을 강조하는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수급 범위를 줄여 소득 하위자의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맞섰다.
먼저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을 못 받는 노인뿐만 아니라 국민연금을 적게 받는 상당수의 노인까지 포괄을 하도록 대상 범위가 넓게 설정됐다”며 “기초연금은 국민연금과 힘을 합쳐 공적연금의 보장 수준을 어느 정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한다”며 소득 보장에 중점을 뒀다.
주 교수는 “기초연금의 수급 범위를 줄여서 금액을 대폭 올릴 수 있느냐, 저는 아니라고 본다. 국민연금의 수급액이 너무 낮기 때문”이라며 “노인 70%의 국민연금 수급액이 60만원 이하인 상황에서 ‘기여하지 않고 받는’ 기초연금의 금액을 그 이상으로 올려줄 수가 없다.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을 줄이려면 먼저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을 높여줘야 한다”고 했다.
반면 재정 안정을 강조한 목소리도 나왔다.
김수완 강남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의 노인 숫자와 노인 빈곤은 세계에서 유례없이 가장 빠른 속도로 높아졌다”며 “노인 10명 중에서 7명에게 기초연금을 30만원씩, 부부인 경우 56만원을 주는데 여전히 10명 중에 4명이 빈곤한 이유는 지금 주는 기초연금액이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초연금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노인 빈곤을 해결하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필요한 분들에게 연금을 더 드려야 한다”며 “70% 기준선을 높여가되, 빈곤한 사람들에게 좀 더 많이 주는 기초연금을 운영하면 훨씬 알차게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도 재정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정말 빈곤한 노인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처럼 70%를 고수한다면 너무 많은 돈이 들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미래의 노인들은 지금의 노인보다는 상당히 여유 있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중간소득 정도로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변경하면 지급 대상은 줄고 더 빈곤한 분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제갈현숙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중간소득 노인들은 중산층이 아니며, 전체 국민소득으로 볼 때 하위 계층에 속한다. 기초연금을 대상자를 줄이게 되면 줄어든 만큼 노인 빈곤의 규모가 커질 수 있다”며 “지금 국민연금의 급여 수준이 낮기 때문에 저소득 노인에게만 급여를 더 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반박했다.
앞서 두 차례 토론을 진행했던 공론화위는 오는 21일 마지막으로 종합토론을 진행한다. 토론 종료 후 위원회는 토론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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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