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공항 의전실 사용 않겠다’더니...선거기간 당대표 이용 문의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이 지난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중 조국 당 대표가 공항 의전실을 이용할 수 있는지 공항 당국에 문의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조 대표 포함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당선인 12명은 제22대 국회 회기 내 국내선 비즈니스 탑승을 금지하고, 공항 의전실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등을 결의한 바 있다.
조국혁신당 측은 “확인했다고 하니 누군가는 전화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비서실, 선행팀 관련 직원·당직자가 전화한 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17일 조국혁신당 측은 지난 2일 저녁 조 대표가 국내 항공사 여객기를 이용해 김포공항에서 제주도로 가는 일정과 관련해 김포공항 의전실을 이용할 수 있는지 공항당국에 문의했다. 당 측에서 문의한 날은 지난 10일 치러진 제22대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었다.
공항당국은 조 대표가 의전실 이용 대상이 아님을 안내했고, 조 대표는 의전실을 이용하지 않았다.
당시 조 대표는 의전 대상자를 정한 2개 규정에 해당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공항에서의 귀빈 예우에 관한 규칙’은 전·현직 대통령, 전·현직 국회의장·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국무총리·중앙선거관리위원장, 국회에 원내교섭단체가 있는 정당 대표, 국제기구 대표 등 외교부 장관이 특별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추천하는 사람을 이용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의전실 운영 주체인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도 별도 사규를 통해 입법부와 사법부, 행정부, 기타 인사를 의전실 이용자로 정하고 있다. 장관급 이상 공직자, 국회의원, 광역단체장, 독립유공자, 언론사 대표, 종교 지도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경제 6단체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조 대표는 제22대 총선 선거운동 당시 국회의원도, 국회 교섭단체 대표도 아니어서 의전 대상이 아니었다.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2번을 받아 제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됐지만 의전 자격은 제22대 국회가 개원하는 다음달 30일부터 발생한다.
조국혁신당의 의전실 사용 문의가 구설에 오르는 건 지난 15~16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당선인 워크숍에서 제22대 국회에서 실천할 10개 결의안에 ‘공항 의전실 이용하지 않기’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전날 조국혁신당 당선인들은 회기 중 골프 금지, 회의 중 고성 금지, 회의 중 자리 이탈 금지, 임기 중 신규 수익형 부동산(상가) 구입 시 당과 사전협의, 주식 신규 투자·코인 보유 금지, 의원 생활 중 보좌관과 당직자·기자에게 경어 사용하기, 보좌진에게 의정활동 이외의 부당 요구하지 않기, 국내선 항공편을 탈 때 이코노미석 이용하기, 공항 의전실 이용하지 않기 등 10개 결의안을 ‘우리의 다짐’ 형태로 발표했다.
조국혁신당 당선인들이 22대 국회에서 공항 의전실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결의하기 보름 전께 이 내용과 완전히 배치되는 행동이 있었던 셈이다.
이에 대해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확인했다고 하니 누군가는 전화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비서실·선행팀 관련 직원·당직자는 전화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10개 결의안은 22대 국회의원이 되면 하겠다는 것이고, 이전에는 (조국 대표가) 당 대표이긴 하지만 사인이어서 다르게 봐야 한다. 너무 심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할 때 이코노미석 이용하기’ 결의도 전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조 대표가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이동할 때 비즈니스석을 이용했다는 취지의 글을 SNS에 올리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일 오후 8시 50분 김포에서 출발한 제주행 비행기 편명과 함께 “이 비행기의 비즈니스석에 탄 사람은 누굴까요?”라고 적으면서 “내로남불의_GOAT”라는 태그도 달았다. ‘GOAT’(Greatest of All Time)는 특정 분야 역사상 최고 인물을 뜻하는 약어다.
조용우 조국혁신당 당 대표 비서실장은 김 의원 게시물에 “의원님 제가 (조 대표와) 동승했는데 그날 (비즈니스석) 타고 나서 불편을 느껴서 다시는 타지 말자고 한 겁니다. 참 깨알같이 챙기셨네요. 사랑하는 후배님 남은 의정활동에 충실하시고 특검법 찬성 부탁드려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김 의원과 조 실장은 순천고 선후배 사이다.
김 의원은 조 실장 댓글에 “용우형, 일반석도 충분한데 비즈니스석이라 과해서 불편했다는 뜻이지요? 제 말은 국내선 비즈니스 타지 않는 것이 정치개혁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비즈니스 탄다고 문제라면 의원 아니라 후보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특검법은 양심에 따라 결정할께요”라고 쓰며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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