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느냐 뜨느냐… 이재명 49.2% vs 원희룡 44% ‘오차범위 경합’
인천 계양을에선 ‘대권 잠룡’들의 자존심을 건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의 ‘명·룡 대전’ 얘기다. 계양을은 민주당 강세이지만, 지난 대선 때 ‘대장동 1타 강사’로 활약했던 원 후보가 이 후보의 뒤를 바싹 쫓고 있다.
이 지역은 돈봉투 의혹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송영길(구속) 현 소나무당 대표가 5선을 지낸 곳으로, 국민의힘 입장에선 험지 중 험지로 꼽힌다. 송 대표가 2022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자 대선에 패한 이 후보가 보궐선거에 출마해 ‘0.5선’으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16~21대를 통틀어 보수 정당이 이 지역에서 당선된 사례는 송 대표가 18대 국회 등원 시절 인천시장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해 치러진 보궐선거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이상권 의원뿐이다.
이런 여건 속 원 후보가 비교적 선전 중이다.
8일 공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경인일보 여론조사(무선 ARS 방식,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후보(49.2%)와 원 후보(44.0%)는 오차범위(±4.4%포인트) 내 경합 중이다.
민주당 대표인 이 후보는 정권 심판론을 내세우는 한편 계양 테크노밸리 신도시 착공 및 인천 지하철 1호선 검단 연장, 계양∼강화고속도로 추진, 초·중·고교 교육환경 개선 등 공약으로 표심 잡기에 나섰다. 성남시장 시절 분당·판교를 정보기술(IT)업계의 메카로 키운 ‘실력’을 가장 큰 무기로 삼고 있다. ‘계양을 제2의 판교로’가 이재명 캠프의 핵심 구호다.
이에 맞선 원 후보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을 계양 신도시 및 서운·작전동과 연결하고, 9호선을 동양·박촌역까지 연장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계양∼장수 지하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재개발·재건축 신속 추진으로 계산역과 임학역 인근 역세권을 통합 개발하겠단 구상이다. 국토교통부 장관 출신으로 지역 개발에 특화된 일꾼임을 강조하고 있다.
원 후보는 특히 이 후보가 당무와 본인 형사사건 재판으로 지역구 관리에 소홀하다는 취지의 저돌적인 공세를 펴며 민심 얻기에 주력하고 있다. 원 후보는 후보 토론회에서 “계양을에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지구나 아파트, 또는 그들의 요구사항을 아는가”라고 추궁했다. 이 후보는 “제가 구체적인 아파트 이름을 외우고 다니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지난 2년간 (지역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각 진영의 ‘차기 지도자’로 거론되는 두 사람은 선거 결과에 따라 잃을 것이 많다.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이 후보가 원외로 밀려날 경우 당 장악력을 상당 부분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장관직을 내려놓고 출마한 원 후보 역시 정치적 위상이 득표율로 증명되는 이번 선거에서 ‘차기 주자’로서의 확장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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