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이송' 이재명 겨냥…尹 "부산대병동 신축 7천억 전액 지원"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부산대병원을 방문해 "병동 신축 비용 전액을 지역필수의료 특별회계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의료진과 간담회를 하고 "서울과 부산을 양 축으로 지역이 균형발전을 하려면 부산 의료 인프라가 튼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성운 부산대병원장은 "심사평가원 평가에서 비수도권 병원 중 유일하게 계속 최고 등급을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실력 있는 병원이지만 공간 부족 문제가 있다"며 새 병동 건립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신축 병동 건립에 필요한 7000억 원을 전액 지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훌륭한 실력을 갖췄으나 여전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서비스 접근권에 대한 차이가 크다"며 "비수도권 지역의 필수의료가 많이 취약해져 있어 근본적인 의료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의대 증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의료개혁의 핵심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서비스 접근권의 격차, 필수의료 분야와 그 외 분야 간 보상 차이 등을 해소하기 위한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거처럼 건보 재정에만 의존하지 않고 어느 부분에, 어떻게, 어느 정도 규모로 재정 투자가 필요한지 같이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의료계도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정 병원장은 부족한 인력으로 업무 강도가 강해진 결과 인력 이탈이 또 생기는 악순환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정 병원장은 인력 유인 정책이 필요하다며 군의관이 지역 외상센터에서 일정 기간 파견을 나와 경험을 쌓고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건의했고,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즉시 추진을 지시했다.
나아가 윤 대통령은 "오늘 나온 건의 사항에 관해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을 추진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의료계 집단행동 이후 지역 상급종합병원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으로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 방문 뒤 매주 병원을 찾고 있다. 지역 의료기관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다.
정치권에서는 이날 윤 대통령의 방문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흘러나왔다.
부산대 외상권역센터는 이 대표가 지난 1월 부산에서 일정을 수행하다 흉기로 목이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논란이 일었던 곳이다.
당시 이 대표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응급의료헬기를 타고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됐는데, 의료계에서는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한 특혜 이송"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지만 이 대표가 서울대병원으로 향하면서 지역의료가 외면받고 있는 현실을 야당 대표가 고스란히 보였다는 지적이다.
김 대변인은 "대통령은 그동안 환자들이 부산대병원과 같은 지역 최고 병원을 외면한 채 무작정 서울 대형병원을 찾고 부족한 의료인력마저 수도권으로 쏠려 지역의료의 어려움이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고 밝혔다.
간담회에 앞서 윤 대통령은 권역외상센터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을 격려하는 한편 시뮬레이션센터에서 시뮬레이션룸, 교육실습장 등 시설을 둘러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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