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보 등록 마감…비례 투표용지 ‘역대 최장’ 51.7㎝
이번 4·10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역대 가장 긴 51.7㎝에 달하는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를 받게 됐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22일 총 38개 정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등록했다.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신청한 정당 38개가 모두 선관위 심사를 통과했다.
38개 정당이 모두 비례대표 후보를 낼 경우 투표용지는 51.7㎝에 달한다. 이는 지역구 후보자와 지지 정당에 각각 기표하는 정당명부식 ‘1인 2표제’가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 이래 역대 가장 긴 길이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에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따라 비례 의석을 노린 정당 35개가 난립하면서 투표용지는 48.1㎝에 달했는데, 이번에는 더 길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선관위에서 도입한 신형 투표지 분류기를 이번 총선에서도 사용할 수 없을 전망이다. 선관위는 지난해 34개 정당이 표기된 투표용지(46.9㎝)까지 처리가 가능한 신형 투표지 분류기를 도입했지만, 직전 총선에서도 용지 길이를 넘겨 완전 수개표가 이뤄졌다.
38개 정당이 표기돼 투표용지가 51.7㎝가 되면서 21대 총선에 이어 또다시 100% 수개표가 이뤄지게 됐다. 중앙선관위가 보유한 투표지 분류기는 최대 34개 정당이 표기된 46.9㎝ 길이의 투표용지까지 처리할 수 있다. 지난 총선 당시 35개 정당이 비례대표 선거에 참여해 투표용지가 48.1㎝였다. 당시 분류기는 24개 정당의 34.9㎝ 투표용지만 처리할 수 있어서 ‘완전 수개표’가 이뤄졌다.
선관위는 지난해 말 34개 정당이 표기된 투표용지까지 처리가 가능한 신형 투표지 분류기를 도입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무용지물’이 됐다. 다만 분류된 투표지를 현금을 세는 기계처럼 집계하는 투표지 심사 계수기는 사용할 수 있다. 선관위는 39개 정당과 50개 정당 투표용지 처리가 가능한 두 종류의 심사 계수기를 보유하고 있다. 선관위는 지난해 말부터 각 시도 및 구·시·군위원회별로 모의 개표를 실시하면서 신형 투표지 분류기 사용뿐 아니라 수개표가 이뤄질 경우도 대비했다.
비례대표 선거에서 투표지 분류기도 사용하지 못할 정도로 정당 수가 많은 것은 준연동형 비례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총 300석 중 정당 득표율만큼을 계산한 뒤 이중 지역구 당선을 통해 획득한 의석수를 뺀 나머지의 절반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장하고 있다.
비례대표 선거 참여 정당은 20대 총선에서 21개였지만, 준연동형 비례제가 처음 도입된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35개로 늘어났다. 21대 총선 때는 30개 정당이 득표율 3%에 미치지 못해 의석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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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