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함께 하고싶다"…김영주 "늦지 않게 답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내 공천에 반발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1일 만났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위원장과 김 부의장은 이날 저녁 서울 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앞서 한 위원장이 김 부의장에게 직접 전화를 한 적은 있지만, 두 사람이 직접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김 부의장이 이날 탈당계를 내고 부의장직을 내려놓은 뒤 첫 행보로 국민의힘의 한 위원장을 만나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두 사람의 만남은 오후 6시20분부터 8시16분까지 약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두 사람은 이후 기자들앞에 나란히 섰다.
한 위원장은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김 부의장님같은 상식적이고 합리적이고 명분을 추구하는 큰 정치인을 품기엔 너무 망가졌다"며 "김 부의장님께서 많이 고뇌하고 계신 것으로 아는데 김 부의장님같이 경륜 있고 상식 있고 합리적인 정치를 하시는 분과 함께 정치를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입당을 제안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어 "그 결정의 몫은, 김부의장님 같이 큰 정치인의 경우 결정하는 시간은 부의장님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또 "대화하면서 이 나라를 위해 어떤 정치를 하는 게 필요한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많이 배웠다"며 "많이 배우고 싶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김 부의장을 치켜세웠다.
김 부의장은 “저는 친명도 아니고 반명도 아니다. 오로지 국민 속에서 더 사랑받고 신뢰받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중간 지대에서 노력해 왔다. 하지만 그런 저를 반명으로 낙인찍었고 이번 공천에서 떨어뜨리기 위한 명분으로 평가점수가 만들어졌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하며 “지금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다만 김 부의장은 입당에 대한 입장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이 김 부의장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갑 공천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지역구 얘기를) 당연히 안했다"고 김 부의장은 밝혔다.
김 부의장은 탈당 후 다른 당과 공식일정을 가진 것이 처음이라는 질문에 "처음이다. 어제 임시국회를 마감하고 오늘 탈당계를 냈다"며 "한 비대위원장께서 언론을 통해 저에 대해 호감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에 대해 큰 틀에서 이야기를 나누었고 세부적인 것에 대해 말씀을 한 것은 아니다. 어떤 정치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동료시민을 위해 어떤 정치가 필요하다는 데 많은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김 부의장이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여당 안에서도 김 부의장에 대한 좋은 평가가 많다”며 “지역구 기초 의원, 당원들과 함께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만 일부 야권 인사들이 김 부의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만류하고 있어 실제 합류 여부는 회동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국민의힘은 김 부의장 영입을 검토하면서 영등포갑 후보를 발표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현역인 김 부의장 대신 채현일 전 영등포구청장을 영등포갑에 공천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탈당한 김 부의장에 대해 “대단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으로 기억한다”고 말했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