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의총 불참에 비명 '격앙'…정청래 자리 뜨자 "어디 가나" 고성

더불어민주당이 '비명 학살' 우려를 낳은 공천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당 원로들의 유감 표명과 비명계의 반발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는 21일 열린 의원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동료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본회의 산회 직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총선용 야권 비례위성정당 창당 추진 경과를 보고하기 위한 자리지만, 의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공천에 대한 성토대회가 열렸다.

2시간 동안 진행된 비공개 의총에서 15명의 의원들이 발언했으며, 대부분은 공천 불공정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 심사를 진행 중인 민주당 일부 지역구에서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여론조사가 잇따르고, 현역 지역구 의원은 여론조사 대상에 들어가지도 않아 밀실·비선 의혹이 커지는 상황이다.

친문 좌장인 홍영표 의원은 의총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를 위한 공천을 해선 안 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을 통해서 총선 승리하는 공천이 돼야 한다"며 "그래서 지금 정체불명의 여론조사라든지 도저히 국민들도 납득할 수 없는 하위 20% 문제에 대해서 정확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거기에 대해서 책임도 묻고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비명계인 송갑석 의원은 "여론조사가 너무 여러 군데, 무분별하게 진행되다 보니까 거기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며 "거기에 따른 사무총장 해명도 있었고, 사무총장은 대체로 당에서 한 것이 맞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에서 민주당 잔류를 택한 윤영찬 의원도 "(현역 평가 하위 20% 안에 든) 송갑석·박용진·김영주 의원들이 같이 일했던 동료인데, 누가 봐서 그분들이 하위 10%냐(고 얘기했다)"며 "오늘 할 말 많았는데, 왜 (이 대표가) 안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재명 대표님, 자기 가죽과 살을 베내야 하기 때문에 혁신이 어렵고 고통스러운 겁니다. 칼자루 쥔 분이 이참에 정치적 비판 세력과 잠재적 라이벌을 마구 베면서 '고통' 운운하시면 안 되죠"라고 재차 지적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의총에서 "지도부로서 책임을 느낀다. 공천관리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할 경우 공관위원장이 어떻게 평가가 진행됐는지 직접 설명하도록 요청하겠다. 신뢰성·투명성이 납득될 수 있게 설명하도록 요청하겠다"고 말했다고 최혜영 원내 대변인은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불참도 비판 대상이 됐다. 윤영찬 의원은 "(하위 20%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김영주, 박용진, 송갑석 의원은 같이 일했던 동료인데 누가 봐도 그분들이 하위 10%냐"며 "왜 이 대표가 안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실제 정청래 최고위원이 의총 도중 자리를 빠져나가자 비명계 의원들은 "대표도 없는데 어디 가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의견을 발언하는 의원님들께서 지도부가 들었으면 좋겠는데 아쉽다고 얘기했다"며 "왜 참석을 안 했는지는 모르기에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표가 이날 의총에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선 '의도적으로 의총을 회피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나온다. 최 원내대변인은 "(이 대표가) 왜 참석을 안 했는지는 모르기에 말씀 드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 현역 의원 하위 10% 대상자(하위 10% 이하 의원에겐 경선 득표의 30% 감산)에 비명(非이재명)계가 다수 포함되는 등 '비명' 횡사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20일 "선출직 평가에서 사감이나 친소관계가 작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모든 원망은 대표인 제게 돌려달라. 온전히 책임지고 감내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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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