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준석 결별에 한동훈 표정관리...이재명은 전전긍긍?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가 개혁신당과 통합 선언 11일 만인 20일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개혁신당의 총선 지휘권을 놓고 다퉈 온 이준석 공동대표와 끝내 결별을 택한 것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날 같은 새로운미래 출신 김종민 최고위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오른쪽)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 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며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덧붙였다.

또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며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 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 표결로 강행처리됐다"며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낙연 공동대표는 "그들은 특정인을 낙인찍고 미리부터 배제하려 했다"며 "낙인과 혐오와 배제의 정치가 답습됐고 그런 정치를 극복하려던 우리의 꿈이 짓밟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통합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며 "통합은 좌초했지만, 초심은 좌초하지 않고 오히려 굳건해졌다.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덧붙였다.


20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에 따르면 2월 셋째주(13~15일) 기준 응답자 가운데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무당층'은 24%로 조사됐다. 이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된 표본을 상대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3.7%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20%가 넘는 무당층이 향할 수 있었던 통합 개혁신당이 깨지면서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여당 또는 민주당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에 "전통적으로 총선에 가까울수록 중도층은 줄고 양당 중 한 쪽으로 마음을 정하는 유권자들이 늘게 된다"며 "그나마 거대 양당 독점구도에 질렸던 유권자들이 중도와 실용을 표방하는, 그러면서도 존재감이 있던 빅텐트를 보고 '이번에 제3지대를 한 번 찍어볼까'하는 마음이 있었을 수 있겠지만 이번 결렬로 오히려 실망감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도라면서도 어느 정도 정권심판을 바라는 유권자는 민주당으로, 어느 정도 정권유지를 바라는 유권자는 결국 국민의힘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준석 대표의 경우 이번 분당 사태로 정치적 영향력과 리더십에 크게 상처를 입어 당분간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총선을 약 50일 앞둔 가운데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의 동력과 파급력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여당은 이준석 공동대표 측과 이낙연 공동대표 측이 갈라서자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에 "통합이 깨지는 과정에서 제3지대의 통합 명분이 없었고 야합에 불과했다는 게 그대로 드러난 셈"이라며 "애초에 통합을 안 했으면 좋았겠지만 일단 통합했으면 유지가 됐어야 하는데 최악의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이낙연 공동대표는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 등록을 공고한 '새로운미래'의 대표를 맡아 '이낙연계'를 이끌고 총선을 치르게 됐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이준석 공동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에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과 함께 합당 형태로 합류한 바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 측과 총선 주도권을 놓고 갈등해온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미래 측의 반대에도 이준석 공동대표의 요구로 총선 선거 캠페인 및 정책 결정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에 위임하는 안건이 의결되자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는 이준석 공동대표에 사실상 선거 관련 전권을 부여하는 조치로, 이낙연계는 이낙연 공동대표가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기로 한 합당의 원칙을 파기한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한편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에 향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으로 합류할지 여부가 개혁신당의 득표력에 변수가 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낙연 대표 측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에 공천권을 쥐어주기 위해 통합을 파기했단 '기획설'을 제기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김 전 위원장 추천은 이낙연 대표 측에서 먼저 들어왔다"며 "김종인 기획설 자체가 모순"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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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