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만 해도 90% 전염된다는데… 부산도 5년 만에 뚫린 ‘이 병’
전 세계적으로 유행처럼 번지는 2급 법정 감염병 ‘홍역’이 국내로도 유입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인한 ‘홍역 퇴치 국가’였지만, 최근 사나운 확산세에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2019년 이후 무려 5년 만에 확진 환자가 나왔다.
3일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1일 40대 시민 한 명이 홍역 확진 판정을 받아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보건당국은 A씨 동선과 접촉자를 추적하면서 추가 확진 환자 발생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긴급 대응체계를 가동하는 등 관련 대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부산에서 홍역 환자가 발생한 건 2019년 6명 이후 5년 만이다.
홍역은 홍역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열성 발진성 감염병이다. 전염력이 매우 강한 탓에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발병한다. 공기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라 기침이나 재채기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감염자 한 명이 2차로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 수를 의미하는 ‘감염재생산지수’도 12~18수준으로 매우 높다. 1 내외인 코로나보다 10배 이상 강한 전파력을 가진 셈이다.
홍역에 걸리면 발열, 전신 발진, 구강병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마땅한 치료법은 없어 확진 시 격리하면서 대증치료를 받아야 한다. 감염 위험성이 높지만 백신(MMR)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예방할 수는 있다. 보통 생후 12~15개월 때와 4~6세 때 총 2차례 접종을 권고한다. 덕분에 국내에서 2000~2001년 대유행이 일기도 했지만 예방 접종 실시 후 급감했고, 2014년에는 WHO로부터 홍역 퇴치 국가로 인증받기도 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국내 발생 환자가 단 한 명도 없었지만 지난해부터 전 세계 유행으로 해외 유입 사례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 작년 한 해만 전 세계에서 28만 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특히 유럽에서는 4만2000여 건의 확진 사례가 나왔다. 이는 2022년보다 무려 45배 폭증한 수치다.
이 같은 흐름에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병의원에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설 명절 연휴 해외여행 증가, 개학 등을 고려해 홍역 의심 환자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전했다. 개인에게도 해외여행 시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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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