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앗는 목욕탕 감전사고, 끊이지 않는 이유는?

세종시 한 목욕탕에서 입욕객 3명이 감전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항상 젖어있는 목욕탕은 작은 누전에도 치사율 높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 목욕탕 여탕 내 감전 사고로 사망자 3명이 발생한 세종시 조치원읍의 한 목욕탕 입구에서 24일 오후 경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합동감식반이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24일 세종시와 세종경찰청 말을 종합하면, 이날 새벽 5시37분께 세종시 조치원읍 ㄱ목욕탕 지하1층 여탕에서 70대 여성 3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당시 여탕에는 몇 사람이 더 있었으나, 온수탕에 들어갔던 3명만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이들이 감전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현장 감식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이 목욕탕에 대한 전기안전공사 안전점검 때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목욕탕 감전사고는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지난 10월 경북 구미의 한 목욕탕에서 배수 작업을 하던 60대 아버지와 40대 아들이 감전으로 숨졌다. 2018년 10월에도 경남 의령의 한 목욕탕에서 감전 사고가 일어나 입욕 중이던 남성 2명이 감전돼 숨지고 여탕에 있던 2명이 다쳤다.

목욕탕은 누전될 경우 전류가 쉽게 흐를 수 있는 환경이라서 작은 누전도 치명적인 감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용재 경민대 교수(소방안전관리학)는 “목욕탕 내 전기 시설(펌프, 온도계 등)이 감전의 주요 원인이 된다. 목욕탕은 감전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경고했다.

노후화했을 경우 누전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고영진 동명대 교수(전기공학)는 “건물들은 전기 장비 등에서 과전압이 발생할 경우 이를 안전하게 땅으로 방출할 수 있도록 접지 공사를 하는데 오래된 건물은 이런 공사가 제대로 안 돼 있을 수 있다”며 “목욕탕은 특히 누전에 취약하므로 별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39년 전인 1984년 12월 사용 승인됐다. 지하 1층은 여탕(173㎡)과 보일러실(99㎡), 지상 1층은 카운터와 남탕, 2∼3층은 모텔로 사용됐다.

전문가들은 주기적 점검을 강조했다.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는 “누설 전류 차단기를 수시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목욕탕처럼 물이 많은 장소는 한 달에 한 번은 꼭 점검하는 게 좋다”고 했다.

사고가 나자 세종시는 이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유가족 지원과 동절기 전기시설물 안전 점검에 나섰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역 내 목욕탕 20여곳의 전기안전을 일제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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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