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이 있었다고 핑계를 댄다면 그건 비겁한 것이다. 과욕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지 그걸 가지고 누구 핑계를 댈 수는 없다” (황우석 박사)

20년전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으로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황우석 박사의 최근 근황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넷플릭스는 최근 ‘킹 오브 클론: 황우석 박사의 몰락’ 다큐멘터리를 공개했다. ‘대국민 과학 사기극’을 벌이고 사라졌던 황 박사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바이오테크 연구센터에서 동물복제를 계속하고 있었다.

그는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통령을 자신의 ‘보스’로 소개하며 그의 초청을 받아 이곳에 정착했다고 밝혔다. 만수르 부통령은 세계적인 부자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팀인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황 박사는 UAE에서 그간 낙타를 얼마나 복제했냐는 질문에 “150마리가 넘는다”고 답했다. 카메라는 메마른 사막을 뚫고 출근하는 그를 비추며 ‘인류 역사상 최초의 업적을 세웠지만 완전히 추락해서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복제 송아지에서 출발해 체세포 복제를 통한 배아줄기세포 기술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황우석 박사는 난치병 치료의 신기원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낳았던 전설적인 인물이였다.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황우석 박사가 논문에서 밝힌 줄기세포는 거짓이었으며 난자 채취 등 연구과정도 비윤리적이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그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가 큰 충격과 공황에 빠졌다.

결국 검찰조사를 받고 8년의 법정공방을 거치며 우리나라 최고 과학자에서 연구부정을 자행한 부도덕한 인사로 낙인찍혔다. 서울대 교수직에서도 파면됐고, 과학계에서도 사실상 퇴출되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두문불출하던 그는 UAE 정부 초청으로 동물 복제 연구를 지속하고 있었다. 그가 지금까지 개와 낙타 등 1000여마리가 넘는 동물을 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박사는 다큐에서 과거의 영광과 몰락을 담담하게 회상했다. 황 박사는 “한국 과학계, 세계 과학계에 하나의 교훈과 이정표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압박이 있었다고 핑계를 댄다면 그건 비겁한 것”이라고 반성했다.

이어 “과욕 때문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이지 그걸 가지고 누구 핑계를 댈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황 박사는 “제가 만약 다시 태어나 인생을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똑같은 길을 걷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