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청년에게 3000만원씩 지급”…노동부 장관 발언 스페인서 논란


스페인에서 조기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표심을 모으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진보 성향의 노동부 장관이 모든 청년에게 기본 상속을 지급할 것을 제안해 화제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욜란다 디아스 노동부 장관(사진)이 최근 “18~23세의 모든 스페인 청년에게 학업과 직업 훈련, 창업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2만유로(약 2800만원)를 지급하고 행정적 도움을 제공하자”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공산당 출신의 디아스 장관은 현 사회노동당 주도 연립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이자 제2 부총리를 맡고 있으며, 현재 스페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다.

최근에는 총선을 위해 15개 좌파 정당이 모인 선거 연합 ‘수마르’(연대)를 이끌며 선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월 바르셀로나에서 개최한 대규모 정치 행사에는 2000여명의 시민이 몰렸으며, 입장하지 못한 1000여명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디아스 장관의 이번 발언은 청년들이 출신이나 자산에 구애받지 않고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평등을 보장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보수 성향의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디아스 장관의 제안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공약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디아스 장관의 공약 실천에 필요한 예산은 100억유로(약 14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0.8%에 해당한다. 디아스 장관은 “매년 300만유로(약 42억원) 이상의 소득을 거두는 부유층에 세금을 부과해서 재원을 마련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보수 진영은 “스페인의 실업률은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이 문제를 포함해 우선순위가 더 높은 사회적 현안이 쌓여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파인 국민당 대변인은 “현재 인구의 27%는 사회적 배제의 위험에 처해 있고, 가족들이 월말까지 버티지 못하며,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정부는 비현실적인 공약 대신 다른 문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도 좌파인 나디아 칼비노 스페인 경제부 장관도 “우리는 앞으로 책임 있는 재정정책을 이어가야 한다”며 “무조건 보조금을 지원하려는 사람은 어떻게 재원을 조달할 것인지 설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애초에 오는 12월 10일로 예정돼 있었던 스페인 총선거는 7월 23일로 앞당겨졌다. 지난 5월 28일 치러진 전국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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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