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많이 지었나” 역대 최대 공급 쏟아지는 물류센터… 공실률도 ‘역대급’
물류센터 공급물량이 올해 하반기 역대 최대 규모로 쏟아질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으로 인해 신규 개발이 크게 늘던 2021년 이후 2년이 지난 올해 완공 시점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공급 규모가 예년에 비해 3배 수준으로 늘어난 탓에 그만큼 공실률도 두자릿수대로 치솟을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공급 폭탄은 건축허가 면적을 따져봐도 예상할 수 있었던 수치다. 건축행정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4월 500만1031㎡를 기록했던 건축허가 면적(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기준)은 2021년 같은 기간 856만4930㎡로 늘어났다. 지난해 4월엔 724만2464㎡가 건축허가를 받았다. 코로나 시기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물류센터가 투자처로 각광받아 거래규모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너무 많은 공급이 예정된 탓에 공실률도 10% 넘게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1분기 수도권 상온 물류센터의 공실률은 공급 증가의 영향으로 6.4%를 기록했다. 이는 2011년 이래 최대치다. 2분기는 더 많은 물량 공급될 예정이라 연말 공실률은 10%에 근접할 전망이다. 공실률 증가로 임대료 인상 역시 지지부진이다. 1분기 임대료 상승률은 전기 대비 1.4%, 전년 대비 2.8% 증가에 그쳤다. 2021년 당시 임대료 상승률은 전년대비 4%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삼성증권 이경자 연구원은 “1분기 대부분의 권역에서 공급이 증가하며 전 권역에서 공실이 늘어났는데, 저온 물류센터의 공실률은 30%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돼 저온 물류센터를 포함했을 때 수도권 총 공실률은 17%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시장 분위기가 코로나19 당시와 달라졌다는 점이다. 물류센터 시장은 과잉공급으로 다시 위축되고 있다. 수도권 물류센터 건축허가 면적은 지난 4월 345만844㎡를 기록했는데,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1년 4월(856만4930㎡)과 비교하면 절반도 더 줄어든 수준이다. 단기간 물류센터가 크게 늘어나면서 사업성 악화됐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인데, 공사비가 늘어나면서 본 PF 대출로 넘어가지 못하는 사업장들도 점차 생겨났다. 높아진 공실률도 투자 손실에 한 몫했다는 평가다.
한 상업용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쿠팡이나 컬리 등에서 당일배송, 새벽배송을 내세우며 저온 물류창고가 각광을 받았었는데, 경기가 좋지 않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면서 임대가 잘 되지 않는 등 인기가 꺾였다”며 “저온 물류창고의 공급과잉이 지금의 물류센터 전반의 사업성 악화를 만들어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급이 정점을 찍었기 때문에 2024년부터는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1분기 FAEMS 평택캠프, JW제약 화성물류센터 등은 컬리, 무신사, CJ대한통운 등을 임차인으로 속속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투자청(GIC)이 경남 양산에 5만평 규모의 물류창고 개발을 시작하면서 PF 대출 없이 지난 2월 착공에 성공한 특이 사례도 나타났기 때문에 물류센터 과거 대비 물류창고의 PF딜은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공급 과잉으로 공실 리스크가 우려되는 자산은 저온, 혹은 중소 물류창고로 임차인을 채우지 못한 자산들”이라며 “2024~2025년에는 다시 공급절벽이 올 전망이기 때문에 이 기간 공실이 해소되고 임대료도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