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역사 서울백병원 이달 중 폐원 결정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백병원이 이르면 이달 중 폐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제대 서울백병원은 지난 2004년 적자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적자가 1700억원을 기록하며 폐원을 고려해 왔다.

5일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오는 20일 열리는 학교법인 인제학원 이사회에 ‘서울백병원 폐원(안)’이 상정된다. 이 병원은 최근 20년 누적적자가 1745억 원을 이를 정도로 경영이 악화하면서 폐원이 거론됐지만, 이사회에 해당 안건이 상정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백병원은 경영난 타개를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외부 전문기관 경영 자문에서 받아왔으며, 지난 2016년부터 ‘경영정상화 TF(태스크포스)팀’을 운영했다. 이후 시설 리모델링, 기금 유치, 인력과 병상 감축, 외래 중심 병원으로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익을 내기는 역부족이었다.

TF팀은 작년 12월부터 외부 전문기관으로부터 경영 자문을 받았고, ‘해당 입지에서 더 이상의 의료 관련 사업은 모두 추진이 불가하며, 의료기관 폐업 후 타 용도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최후 의견을 받았다고 한다. 인제학원은 이사회 의결 이후 부지·건물 처리 방안을 추후 결정해 진행할 방침이다. 인제학원 측은 서울백병원을 폐원하더라도 교직원 393명은 서울 상계백병원과 경기 일산백병원 등을 통해 승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2011년 이후 받은 여러 차례의 경영컨설팅에서도 현재 입지에서 의료 관련 사업은 추진이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서울백병원이 가진 상징성 때문에 경영을 유지해 왔다”며 “하지만 전체 병원 경영 차원에서 이제는 더 이상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백병원은 지난 1941년 서울대 의대의 전신인 경성의학전문학교의 외과 주임교수이던 고(故) 백인제 박사가 설립한 백인제 외과의원이 시초다. 백 박사는 1946년 12월 한국 최초 공익법인인 ‘재단법인 백병원’을 설립했다.

최근 20여 년 동안 서울 도심의 종합병원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있다. 앞서 지난 2004년 중앙대 필동 병원, 2008년 이대 동대문병원, 2011년 중앙대 용산병원, 2019년 성바오로병원, 2021년 제일병원 등이 폐원하거나 이전했다. 이는 서울 내에서도 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연세대 의료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이른바 빅5로 환자가 몰리면서 시설이 노후화된 중소 종합병원들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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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