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손잡은 尹대통령 "韓기업, 우크라 재건 도울 것"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향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 한국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해 신속한 복구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32분간 정상회담을 하고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우크라이나 측 요청에 따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오른쪽)이 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은 자유와 국제연대,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를 중시한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국 정부가 앞으로도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종식시키고,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또 "한국 정부가 의약품, 발전기, 교육용 컴퓨터 등 우크라이나가 긴급히 필요로 한 인도적 지원 물품을 적시에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하다"면서 "앞으로도 추가적인 비살상 물품 지원을 희망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지뢰제거 장비, 긴급 후송차량 등 현재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물품을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트위터에 한국의 비살상 무기 지원을 확인하며 "지뢰제거 차량 지원에 대해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계속 협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뢰제거 차량은 지난 16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한국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가 우리 정부에 요청했던 항목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려왔고 최근 미국 국빈 방문 직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를 전제로 무기 지원을 검토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이날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던 것과 관련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재건사업이 시급하다는 점에 양국 정상은 공감했다. 윤 대통령은 "우수한 한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참여해 우크라이나의 신속한 전후 복구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이 평화와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위로의 말도 건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주에 젤렌스카 여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윤 대통령이 환대해준 데 대해서도 언급하며 "영부인이 제시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거듭 사의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서도 평화안보, 법치,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제로 연설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이 시도되고 무력에 의한 인명 살상이 자행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인들의 자유와 번영이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다. 이는 국제규범과 법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외에도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수 국가 정상들과 연쇄 회담을 진행했다. 별도로 양자 회담을 한 국가만 해도 9개 나라에 달한다.

방일 일정 첫날에 윤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 초청된 호주와 베트남 정상을 차례로 만났고, 이틀째엔 인도, 이탈리아, 영국 정상들과 조우했다. 마지막 날에는 일본, 코모로, 인도네시아, 우크라이나 정상과 연이어 만나며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이어갔다. 아잘리 아수마니 코모로 대통령은 "2024~2025년 한국의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도 윤 대통령에게 "농업 발전, 전기자동차 생태계 구축, 정보통신, 소형 원전 등 분야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협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누산타라 신수도 이전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참여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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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