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애 ‘재판 불참’하는 동안 페이스북 열중···유족 “정치만 떠들며 사건 불참으로 말아먹어”
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의 소송을 대리하면서 재판 불출석으로 소송을 물거품으로 만든 권경애 변호사(사진)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기간 동안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다양한 형태의 정치비평 글을 게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권 변호사는 유족에게 ‘9000만원을 갚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쓰고 SNS 계정을 폐쇄한 뒤 잠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변호사는 재판에 불출석한 지난해 9~11월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여권 인사는 물론 야당과 언론까지 비판하는 글을 여러 차례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소송을 맡긴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유족은 “(권 변호사가) 정치만 떠들다 사건을 말아먹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권 변호사는 지난해 9월22일, 10월13일, 11월10일 등 모두 3차례 학교폭력 피해자 고 박주원양 유족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 불출석했다.
권 변호사는 첫 재판 기일 전후로 페이스북에 ‘MBC 비속어 보도’ ‘조국 사태’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사건’ 등 정치 이슈와 관련된 글을 올렸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후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으나, 그가 과거 올린 글은 누리꾼들과 다른 SNS를 통해 퍼날라지고 있다.
권 변호사는 지난해 9월20일 SNS에 올린 글에서 “도이치모터스 사태 주범들의 공소장과 2013년 경찰 내사 보고서를 살펴본 바로는 (김건희 여사를) 소환을 못 한 것도, 강제소환에 돌입하지 않은 것도 이해불가”라며 “인기 있는 영부인이 될 거란 기대는 사라졌다”고 했다.
첫 재판에 불출석한 지 나흘이 지난 9월26일에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여당 내부의 공격 거세지자 “망하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국민에게 모종의 결심을 하게 만든다”라고 썼다. 9월28일에는 ‘조국 사태’를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 선동하는 ‘피리 부는 소년’에게 홀리듯 이끌려, 모두 강에 빠져 들어가 죽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MBC의 ‘날리면’ 비속어 보도와 관련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을 두고는 “최악을 선택했다. 그 길은 망하는 길”이라며 “국민의 상식과 애국심을 믿지 못하고, 권력 쟁탈의 경쟁자만을 쳐다보며, 전쟁처럼 정치를 하면, ‘여기서 밀리면 망한다’는 절박함에 스스로 갇힌다”고 평했다. 지난해 10월26일에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보도한 더탐사를 두고 “보도하는 언론이 ‘공인의 공적 사안’을 ‘사적 가십’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송을 맡긴 고 박주원양의 모친 이기철씨는 지난 5일 SNS에 “소송이 그렇게 되고 자신도 힘들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말해놓고 패소 후에도 하루가 멀다 하고 페북에 정치 비판 글을 올리고 똑똑한 척은 다 했다”며 “변호사가 사건으로 말을 해야지 허구한 날 정치만 떠들며 사건을 불참으로 말아먹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SNS상에서도 권 변호사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본업이 부업이고 부업이 본업인 변호사의 비극”이라고 꼬집었다. “변호사가 공판기일을 잊는 게 말이 되나 자격 미달 변호사는 퇴출해야”“공천 한번 받아보려고 직업윤리를 내팽개친 것 아니냐” 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권 변호사는 ‘9000만원을 3년에 걸쳐 유족에게 갚겠다’는 취지의 각서를 쓰고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9000만원은 유족 의사와 무관하게 권 변호사가 일방적으로 통보한 금액으로 전해졌다. 그는 SNS 계정을 폐쇄하고 연락이 두절된 상태로, 소속 법무법인에서도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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