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취임식 초청받았지만.. 민주당 의원들 "안 갑니다"
대통령 취임식을 일주일 앞둔 3일 초청장을 받아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반응이 시큰둥하다. 당 지도부를 제외하면 참석할 이유가 마땅치 않고 갈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다. 벌써부터 민주당 의원들의 참석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 당선인 취임식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린다. 윤 당선인 측은 국회의원 293명 전원과 배우자에게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자신들의 일터이자 안방에서 취임식이 열리는 것임에도 민주당 의원 사이에선 불참 기류가 짙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측은 "예우를 갖춘 초청장 전달은 위원회의 소임이나 참석 여부는 초청받은 분들이 결정하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의 속사정은 다양하다. 우선 '일정이 있는 경우'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 10여 명은 취임식 당일 문재인 대통령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에 있을 예정이다. 9일 저녁 청와대 앞 사랑채에서 문 대통령의 마지막 퇴근길을 배웅하고 곧장 양산으로 이동한다. 미리 양산에 내려가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양산에 내려오는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이할 계획이다.
'전례를 따르는 것'이라고 설명하는 의원들도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역대 정부에서도 야당 의원들을 취임식에 초청하는 게 관례였으나, 통상 지도부만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참석자 규모'도 취임식 참석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다른 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식 때에는 의원 한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17년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터라, 당선 이튿날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이 약식으로 개최됐다. 반면 윤 당선인 취임식의 경우 참석 인원이 4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참석할 분위기가 아니다"라는 목소리가 많다. 정권 이양기에 대통령 집무실 이전과 검수완박 입법 등으로 여야는 물론 신구권력 간 갈등이 반복돼온 상황에서 박수 치러 가는 모양새가 어색하다는 것이다. 대선 패배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황에서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을 뒤집으려는 새 대통령을 축하하러 가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불참하자는 식으로 의견을 모으지도 않았고 당 차원에서 참석 여부를 조사하지도 않았다"면서 "참석하겠다고 밝히는 의원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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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