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공해車서 탈락하다니..LPG업계 망연자실
규제 풀어가며 장려하더니
저공해차 제외 입법예고
업계 "차량 개발비용 날아가"
LPG충전소 폐업 가속화 우려
수소충전소 전환에도 걸림돌
"미세먼지 저감에 기여한 LPG차를 저공해차로 유지해달라."
환경부가 지난달 LPG차를 저공해차에서 제외하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자 LPG 업계가 이 같은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대기환경보전법은 저공해차를 총 3종(1종 전기·수소차, 2종 하이브리드차, 3종 LPG·CNG차)으로 구분하는데, 2024년부터 3종 정의가 삭제되고 LPG차에 대한 지원과 혜택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이 오히려 미세먼지 저감에 역행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개정령안은 정부가 친환경차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 온실가스를 저감하려는 취지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 중심의 보급 정책이자, 기술 발전에 따라 저공해차 기준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업계 일각에선 "무공해차 차종과 기반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공해차에 대한 혜택을 중단하면, 이 수요가 내연기관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는 2019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LPG차에 대한 보조금 제도를 도입했다. 올해의 경우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화물트럭(1t 기준)을 구입하면 200만원, 어린이집이 통학 차량을 LPG차로 신규 구입할 땐 700만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2년 후엔 이 같은 지원이 모두 폐지될 예정이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대세이긴 하지만 자동차 업계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9년 정부가 일반인의 LPG자동차 사용을 허용하면서 환경성이 강화된 LPG용 엔진 개발에 나섰다"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투자한 비용도 상당했다"고 말했다.
LPG 업계는 LPG차량에 대한 수요 위축이 충전소 시장의 와해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LPG충전소는 향후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한 최적의 인프라스트럭처로 평가받는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수소충전소 중 30여 곳은 기존 LPG충전소를 활용했다. 수소 사업에 뛰어든 기업들 역시 이 같은 전환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최근 LPG충전소는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매년 휴·폐업만 50여 곳에 달한다. LPG 업계 한 관계자는 "LPG충전소가 사라지면 앞으로 수소충전소를 구축하는 데도 차질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한국보다 앞서 친환경 정책을 강력히 펼친 유럽은 여전히 LPG차량 보급 정책이 유지되고 있다. 전 세계 LPG차의 72%가 운행되는 유럽은 LPG를 친환경 대체 연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는 LPG 등 가스 차량에 대해 등록세 무료 또는 50% 할인, 무료 주차, 자동차 보유세 면제 등을 지원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수소차를 잇는 브리지(가교)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내 등록차량 2500만대 중 2400만대 이상이 아직 내연기관차인 상황에서 당장 2년 뒤부터 저공해 차량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는 방침은 이르다"고 말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수송용 에너지원을 전력에만 의존할 경우 에너지 안보 문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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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