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UAE에 23조 무기 판매‥'미국에 복수
美의 핵잠수함 개발 지원 선언으로
3개월전 濠와 핵잠계약 무산 아픔
UAE, 동맹 美 팽개치고 佛무기 선택
프랑스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에 190억 달러(약 23조 원)어치의 무기 판매 계약을 체결한 건 미국에 대한 ‘달콤한 복수(sweet revenge)’였다고 미국 CNN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달 초 UAE 방문 기간에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 80대와 군용 카라칼 헬리콥터 12대 등을 판매하는 계약을 맺었다. 역대 라팔 전투기 거래 규모 중 최대다. 약 2주 뒤 UAE는 미국과 진행하던 최신형 F-35 전투기와 첨단 무인기 등 230억 달러(약 27조 원)어치의 무기 구매 협상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UAE가 자국 안보와 직결되는 무기를 엄청난 규모로 구입하면서 동맹인 미국을 제외하고 프랑스의 손을 잡은 것이다.
반면 석 달 전인 9월에는 프랑스 방산업체가 호주와 맺은 900억 달러(약 107조 원) 규모의 잠수함 공급 계약이 미국의 호주 핵추진 잠수함 개발 지원 선언으로 갑작스레 해지된 바 있다. CNN은 “프랑스 정부는 당시 격분했고, 상처를 받았다”면서 “프랑스의 이번 UAE 무기 판매는 ‘화내지 말고, 똑같이 되갚아 주라(don‘t get mad, get even)’는 격언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달 22일 방송 인터뷰에서 잠수함 호주 판매 계약 무산 건에 대해 “우리는 가장 강력한 방식으로 응수했다”고 했다.
CNN은 “미국은 한 세기 가까이 아라비아 반도 국가들에 최고의 동맹이자 파트너였지만 이제 이 나라들은 새로운 동맹, 적어도 친구를 찾고 있다”고 분석하며UAE의 프랑스 전투기 구매는 중동에서 진행 중인 ‘동맹의 재편성’을 상징한다고 CNN은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중동에서 미국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미국이 이란 핵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서 ‘이란의 핵에 볼모로 잡혀 있다’는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지역 내 강자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철군한 데 이어 올해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미국이 동맹에 제공하는 ‘핵우산’에 대한 믿음도 약해졌다. UAE는 중국과 밀착하는 듯한 행보까지 보이면서 이에 반대하는 미국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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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