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靑민정수석' 잔혹사..아들논란 김진국도?
20일 MBC 보도에 따르면 김 수석의 아들 김모씨(31)는 한 컨설팅회사에 지원하며 입사 서류 '성장과정' 칸에 "아버지가 김진국 민정수석이다"라고 한 문장만 적었다. '학창시절' 칸엔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실 것"이라 썼고 '성격의 장단점' 칸에는 "제가 아버지께 잘 말해 이 기업의 꿈을 이뤄드리겠다"고 했다. '경력사항' 칸에는 "한번 믿어보시라, 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썼다.
김씨는 다섯 개 회사에 같은 내용의 입사지원서를 제출했고, 이들 회사 모두 김씨에 연락했다고 전해졌다. 김씨는 MBC에 이력서를 모두 회수했고 면접도 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후 제대로 된 이력서를 내 한 IT 회사에 취업했다고 했다. 김씨는 "그래서는 안 되는데, 진짜 죄송하다"며 "너무 취직을 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김 수석은 "아들이 불안과 강박 증세 등으로 치료를 받아왔다"며 "있을 수 없는 일로 변명의 여지가 없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김 수석의 해명에도 논란은 커지고 있다. 민정수석은 검찰, 경찰, 국가정보원,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을 통해 국가 사정(司正)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한다. 또 대통령 친·인척 관리, 고위 공직자 인사 검증 등도 민정수석이 담당한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만큼 민정수석은 청와대 안팎에서 실세로 통한다.
공교롭게 김 수석 이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들은 모두 불미스러운 일로 중도에 사퇴했거나 나중에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이번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2년2개월 간 재직하는 동안 부실 인사검증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지만 책임을 지고 사퇴하진 않았다. 다만 민정수석을 그만두고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한 후 자녀 등 가족에 대한 각종 의혹이 제기됐고 장관 임명 35일 만에 결국 사퇴했다.
2대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다주택 보유 논란으로 지난해 중도 사퇴했다. 노영민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은 다주택 참모들에게 1주택만 보유할 것을 지시했다. 강남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김조원 전 수석은 부동산 매각 대상이었으나 시세보다 2억원 높게 아파트를 내놓고 이후 이마저 거둬들여 비난을 샀다. 야당으로부터 "직 대신 집을 택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감사원 출신인 3대 김종호 전 민정수석은 지난해 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이의 갈등을 조율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4개월 만에 물러났다. 그는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를 시도할 때 법원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하는 등 문 대통령이 책임론 한가운데 서게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해 마지막날 임명된 4대 신현수 전 민정수석도 임명 2달 만에 사퇴했다. 지난 2월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신현수 패싱' 논란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윤 전 총장과도 친분이 깊은 신 전 수석을 통해 검찰과의 갈등을 진정하려고 했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김 수석 마저도 이번 일로 그만둘 경우 이번 정부 민정수석 5명 모두 '불명예' 퇴진 혹은 수난을 겪은 것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한편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밤 늦게 김 수석 아들 관련 MBC뉴스 보도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포스팅하며 김 수석을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제가 이 기사를 포스팅 하는 이유는 김 민정수석은 투명하다는 확신 때문이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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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