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20일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인용한 일부 언론 보도 대응 문제가 발단이 됐다.

이날 오전 열린 선대위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직후 조 최고위원은 여권 등에서 제기하는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 관련 의혹 대응과 관련해 ‘후보의 뜻이다. (후보가) 사과를 했는데 원내에서 도와주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이에 이 대표는 “‘윤핵관’ 보도가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나오니 (먼저) 이를 정리하라”는 식으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조 최고위원은 “내가 왜 그쪽의 명령을 들어야 하느냐”고 받아쳤고, 이 대표는 “내가 상임 선대위원장인데 그럼 누구 말을 듣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조 최고위원은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고 답했고, 이에 이 대표가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가면서 회의는 종료됐다.

이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조 최고위원이 언론을 담당하는 공보단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업무에 맞는 걸 지시했는데 ‘상임 선대위원장 말은 들을 필요 없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언성이 높아졌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선 “(조 최고위원 말처럼) 그렇게 할 거라면 선대위는 필요 없다”고 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후 “지금 발생한 일련의 상황은 모두 내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후 두 사람의 분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이날 저녁 갈등이 다시 불거졌다.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이 일부 기자들에게 이 대표를 비판하는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는 채팅방 화면을 캡처해 올리며 “왜 공보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준석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링크를 언론인에게 전송하고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아침에 사과하고 저녁에 도발하는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 알아서 거취 표명하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선대위가 비대해지면서 지휘 체계 난맥이 드러난 것”이란 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