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조선업계와 후판가격 협상 타결...톤당 115만원 수준 "적정가 인상했다"
포스코가 조선업계와의 올해 하반기 조선향 후판가격 협상을 마무리했다. 당초 포스코가 요구한 대로 톤(t)당 115만원 수준이다.
11일 철강·조선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주요 조선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을 끝냈다.
국내 최대 조선사인 한국조선해양과는 t당 110만원 수준에 협상을 끝냈으며, 조선사마다 가격은 차이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평균 115만원 수준이라는 게 조선업계의 설명이다.
포스코는 올해 상반기 기준 t당 70만원 수준이던 후판 가격을 115만원까지 인상하겠다고 제안했고, 조선사들은 이를 수용했다. 해당 가격은 올해 7~12월까지 공급되는 후판에 적용되는 가격으로 지난달 물량에도 소급적용된다.
일반적으로 조선향 후판가격은 포스코와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가 협상을 끝내면 현대제철과 다른 조선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협상을 마무리해왔다.
당초 시장은 두 업계가 원하는 후판가격이 상이한 만큼 협상이 장기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글로벌 후판 가격이 최대 t당 200만원까지 육박한 상황에서 조선업체들은 선택지가 없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미국 내 후판 가격은 t당 195만~200만원 수준이다. 중국 내 후판 가격은 t당 100만원 수준이지만 이를 국내에 수입할 경우 t당 120만원에 거래된다. 국내 철강업계가 조선업계에 공급하는 후판이 선급 인증을 거친 고품질인 점을 고려하면 115만원은 높은 금액이 아니라는 게 철강업계의 입장이다.
국내 조선업계가 다른 국가로 후판 공급망 다각화를 한다 해도 세계적으로 철강 수요 우위가 이어가고 있어 정상적인 납품이 될지 미지수다. 적정가에 계약한다 해도 이를 국내에 들여올 선박을 수배하는 것도 힘들다.
또 최근 국내 조선 3사가 액화천연가스(LNG) 추진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집중적으로 수주하고 있는 점도 가격 협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극한의 낮은 온도에도 견디는 고품질의 후판을 공급할 수 있는 제강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국내 제강사 외 대안이 없었던 조선업계가 포스코 등의 가격 인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후판 가격이 t당 약 40만원 인상됨에 따라 조선업계는 하반기에만 약 1조9000억원 이상의 추가 자재비용을 부담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의 연간 조선향 후판 생산능력은 700만t이며, 현대제철은 250만t 수준이다. 현재 두 제강사의 후판 공정은 완전 가동 상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 가격에 비해 그동안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조선향 후판이 공급돼 왔다”며 “양측이 납득할 수준에서 가격 정상화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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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