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아내·의원들에 “李대표 한번 만나줘, 이렇게 ‘대속’ 하는데...”

▲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이재명 대표를 한번 만나줘.”

“이재명 대표 만나면 안부 좀 전해주세요.”

“누군가 이렇게 대속(代贖·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음으로서 대신 속죄함)을 했기 때문에…” (웃음)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과 불법 뇌물 및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이 선고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이 열린 26일 수원고법 법정에서 공개된 녹취록 내용 일부다. 이 전 부지사가 자신의 배우자인 백정화씨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들을 각각 수원구치소에서 접견한 자리에서 직접 한 말들이 적힌 것이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사법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라고 했다.

수원고법 형사1부(재판장 문주형)는 이날 오전 이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혐의에 대한 2심 첫 재판을 열었다. 이날 검찰은 100장이 넘는 PPT자료를 준비해 45분 동안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 항소 이유 요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측은 지속적인 사법방해 행위를 통해 공판중심주의, 직접심리주의, 당사자주의라는 형사소송법의 대원칙을 훼손해 재판의 독립성과 공공성을 훼손했다”며 구체적인 사례로 수원구치소 접견 녹취록 내용을 일부 제시했다.

검찰이 제시한 녹취록 내용에 따르면, 지난 4월 15일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인 백씨는 수원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남편을 접견했다. 이 접견에서 이 전 부지사는 백씨에 “이재명 대표를 한 번 만나달라”고 말했다. 이에 백씨는 “내가? 싫어”라고 했고, 이에 이 전 부지사는 “왜, 왜, 왜?. 이재명 뭐 만나기 어렵나?”라고 했다. 백씨는 “난리 칠 거 아니야?”라고 이 전 부지사에게 묻고, 이 전 부지사는 “아니, 비공개적으로…”라고 한 것으로 적혀있다. 이날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해 검찰이 징역 15년과 벌금 10억원을 구형한 결심 공판이 열린 지난 4월 8일 이후 일주일이 지난 시점이다.


재판부는 변호인과 검찰 측 의견을 검토해 증인 신청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검찰과 변호인 양측에서 공통으로 신청한 국정원 직원 A씨에 대해서는 증인 신청을 채택해 다음 기일에 신문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A씨는 쌍방울의 대북송금 당시 북측과 쌍방울, 이 전 부지사와 관련한 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한 당사자다.

1심은 A씨가 작성한 보고서 등을 근거로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이 경기도가 내야 할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와 도지사 방북비용 등 800만 달러를 대신 내줬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 측은 "1심 재판부가 피고인에게 유리한 국정원 문건이 상당한데도 이를 배척하고 불리한 문건만 근거로 유죄 판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800만 달러 대북송금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불법 정치자금 3억3천400여만원 수수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달 7일 1심에서 징역 9년 6월, 벌금 2억 5천만원, 추징 3억 2천595만을 선고받았다.

1심이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하면서 800만 달러 중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한 금액은 394만달러였으며, 불법 정치자금도 2억1천831억원(뇌물 1억764만여원)만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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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