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6개월 만에 용산 만찬... 갈등 봉합될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찬을 가졌다. 4·10총선과 전당대회를 거치며 갈등의 골이 깊어진 두 사람이 6개월 만에 함께한 공식 자리다. 전날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지도부 등을 총망라한 자리로, 대통령실은 "화합의 만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채 상병과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법 등 현안을 둘러싼 둘 간의 이견과 갈등을 봉합하기엔 부족했다는 평가다.


▲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만찬을 통해 짧은 대화를 나눴다. 지난 1월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용산을 방문, 점심을 윤 대통령과 함께 한 이후 6개월 만이다. 한 대표를 포함한 현 지도부와 황우여 전 비대위원장 등 전 지도부가 모두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대화합의 만찬"으로 자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전당대회가 어느 때보다 치열했고, 어제 대통령께서도 축사를 통해 '당정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 운명 공동체다'라고 말씀하셨다"며 "당정이 화합하고 앞으로 하나의 마음을 모아간다는 것이 대통령실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만찬을) 먼저 제안했고, (전날 한 대표와) 통화 후 자연스럽게 결정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번 한 번의 만찬으로 삐거덕대는 당정의 바퀴에 윤활유가 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채 상병 특검법, 김 여사 검찰 조사를 놓고 당정 간 갈등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대표가 전날 김 여사의 ‘검찰 출장 조사’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대통령실 내부에선 “대통령이 원팀을 강조한 직후에 꼭 그런 언급을 했어야 하느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특히 한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제3자 추천의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불쾌한 기류가 대통령실 안팎으로 감지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한 대표는 현역인 대표가 아니라 원외"라며 "여야가 논의해야 할 사안은 원내의 의견이 중요하고 한 대표도 의원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안팎에서도 "당의 공동 전선은 민주당을 향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많다.

이에 따라 이번 한 번의 만찬으로 삐거덕대는 당정의 바퀴에 윤활유가 될 것으로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만찬에 앞서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 가능성에 "확정된 바는 없다"고 하면서도, "오늘이 아니라도 추후 이러한 것도 다 열려 있다"며 양자 간 신뢰 회복의 길을 어느 정도 열어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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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성 기자 다른기사보기